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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스토리

완벽한 감염병 검역은 없다

감염병, 국경은 없다⑤

by 김양균의 코드블랙


중국 국민보건위원회(National Health Commission; NHC)는 작년 12월31일부터 현재까지 우한 시에서 발생한 미확인 폐렴 증세를 보인 환자가 총 59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NHC는 사람간 전파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의료진은 감염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9일 오전 중국 CCTV방송은 중국 과학자들이 환자 샘플에서 검출한 바이러스를 분석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예비결과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환자 15명에서 검출 샘플을 유전체 검사를 통해 이러한 결과를 내렸다는 것인데, 이 내용은 NHC의 공식 발표는 아니었다. 왜 이런 방식을 선택했을까.

어쨌든 전문가들은 CCTV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개발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과 중동호흡기증후군을 발생시키는 인간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뉴스 화면 갈무리

최근 중국 후베이 성 우한 시의 화난 수산시장에서 발생한 원인불명 폐렴과 관련해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증상(유증상자)의 환자가 발견되면서 검역 수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지난 8일 우한 시를 방문했다 발열과 기침, 목 붓는 증상 등을 호소한 중국 국적의 여성이 발견되면서 정부는 ‘관심’ 단계를 유지하되, ▲출국자 대상 안내문 배포 ▲입국 시 건강상태질문서 징구·발열감시 ▲우한시 입국자 정보의 의료기관 제공 ▲환자 감시 강화 등이 추진하고 있다. 사태 초기인 3일부터 정부는 대책반을 운영하고, 1주일에 8편 직항 운행 중인 우한 시 항공편의 국내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게이트 검역’을 통해 이상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사진=싱가포르 CNA 뉴스 화면 갈무리


문제는 이러한 검역의 허점이 존재할 가능성이다. 국내 감염내과 권위자(교수)의 말이다.


“게이트 검역이 100%가 아니다. 우한에 있다가 북경, 상해를 거쳐서 입국하는 경우가 있어서 입국자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검역당국은 선박을 통한 국내 입국자에 대한 검역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선박을 통한 국내 입국자 검역 필요성에 대해 “우한시가 내륙에 위치해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검역 강화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독감과 신종 전염병을 오인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시 전문가의 설명이다.


“현재 A형 독감이 유행하고 있어서 발열과 기침 등의 증상으로 개원가 내원시 독감과 구분이 안 됩니다. 지난 2015년에도 평택과 아산의 개인병원에서 메르스를 감기로 오인, 확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단 한명의 감염자도 놓치면 안 됩니다. 메르스 때와 같이 국내 검역망이 뚫리지 않도록 심하다 싶을 정도로 국민, 의료기관, 공항과 항만 등에 대한 검역과 홍보 수준을 높여야 하죠.”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뉴스 화면 갈무리


실제 이러한 우려대로 ‘유증상자’로 판명된 중국인 역시 지역 의료기관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정보 확보의 구멍


우리나라는 이번 사태에 대한 정보 일체를 중국 보건당국에 의존하고 있다. 실무자의 말이다.


“중국 보건당국이 발표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상황 변화에 따라 대응 체계 수위를 높이는 등의 대책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현재 중국 보건당국은 사람간 전파 가능성은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인터뷰한 전문가의 견해는 좀 다르다.


“사람간 전염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것은 좀더 두고봐야 합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는 있지만, 우리 정부는 대사관내 감염병 방역관 파견 등을 통해 국민 건강을 위한 정확한 정보 확보 등 최대한의 조치를 취해야 하죠.”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뉴스 화면 갈무리




*이해를 돕고자 기사를 함께 전합니다.

-1월 4일 <中원인불명 폐렴에 홍콩 비상경보.. 우리는 中정보만 믿고 대응?>
-1월 8일 <"中 정체불명 폐렴, 사람간 전파 가능성 배제해선 안돼">
-1월 8일 <국내서 우한시 원인불명 폐렴 '유증상자' 중국인 발견>
-1월 9일 <중국 우한 폐렴 원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 수년 소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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