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7일 영화 ‘또 하나의 약속’ 개봉 후 작중 자신의 딸을 연기한 배우 박희정씨와 함께한 자리에서 고(故) 황유미양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이렇게 말했다.
“우린 삼성에 용돈을 줬어요. 삼성에서 노동자가 일을 하다 병에 걸리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신 치료를 해줬으니까요. 건강보험료를 내는 건 삼성에게 용돈을 주는 거예요. 자신이 저지른 건 스스로 해결하라고 한 목소리로 외쳐주면 고맙겠습니다.”
2018년 11월 23일 ‘삼성-반올림 중재 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 자리. 앞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직업병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11년 동안 걸친 분쟁이 사실상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황유미양의 아버지는 다시 말했다.
“제 딸 유미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게 되어 기쁩니다. 하지만 유미와 제 가족이 겪었던 아픔은 잊을 수 없습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이런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오늘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질 지원보상위원회와 발전기금을 통해 진행될 사업들에 임하는 모든 분들께서 이 점을 꼭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삼성반도체·LCD 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들의 의문의 발병, 이른바 '삼성백혈병'.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은 14명의 8개 질환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노동자는 79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