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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균의 코드블랙 Feb 29. 2020

딸과 약속 위해 11년간 싸운 아빠


2014년 1월 17일 영화 ‘또 하나의 약속’ 개봉 후 작중 자신의 딸을 연기한 배우 박희정씨와 함께한 자리에서 고(故) 황유미양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이렇게 말했다.

“우린 삼성에 용돈을 줬어요. 삼성에서 노동자가 일을 하다 병에 걸리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신 치료를 해줬으니까요. 건강보험료를 내는 건 삼성에게 용돈을 주는 거예요. 자신이 저지른 건 스스로 해결하라고 한 목소리로 외쳐주면 고맙겠습니다.”

2018년 11월 23일 ‘삼성-반올림 중재 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 자리. 앞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직업병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11년 동안 걸친 분쟁이 사실상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황유미양의 아버지는 다시 말했다.

“제 딸 유미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게 되어 기쁩니다. 하지만 유미와  가족이 겪었던 아픔은 잊을  없습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이런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오늘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질 지원보상위원회와 발전기금을 통해 진행될 사업들에 임하는 모든 분들께서 이 점을 꼭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삼성반도체·LCD 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들의 의문의 발병, 이른바 '삼성백혈병'.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은 14명의 8개 질환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노동자는 79명에 달한다.


사진=김양균의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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