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젖는 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렇게도 슬픈 가사의 노래들이 좋았다.
따라 부르다 울며 잠든 밤들도 많았고, 그 멜로디에 취해 가사나 시를 쓰기도 하며.
늦은 밤,
늦게까지 잠 못 드는 밤들의 여운도, 공기도
일부러 연출되는 느낌 또한 있었다.
캠핑장에서 우연히 듣게 된 80년대, 90년 초반의 곡들이 그 감성을 다시 깨우니,
잠 못 들고 노래만 듣다,
이 감정, 시간들 또한 그저 그렇게 지나다 20년 후에나 다시 또 올까 하여 손글이 아닌 타자로 순간을 기억하려 움직인다.
나중에 또 그리워지리라.
오늘 이 순간의 만들어진 외로움이나 뜻하지 않은 적막함도.
그리워지리라.
통기타소리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음색과 숨소리,
그리고 느리고 우울하지만 음울하지 않은
슬픈 가사들도.
느지막한 밤소리에 취한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