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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언니 수니 Oct 08. 2021

말아톤 영화 리뷰 <조승우> 사랑해요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남은 건 이제 승리 뿐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남은 건 이제 승리 뿐


말아톤(2005) 

가족/드라마 2005.01.27 개봉

117분, 전체관람가

감독: 정윤철

주연: 조승우, 김미숙

네티즌 평점: 8.8

- 다음 영화 참조 -


이 영화를 보게 된 배경은 블로그에서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책 리뷰를 보았기 때문이다. 


말아톤은 배형진 씨라는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그는 5살 지능을 가진 20살 청년 자폐 아이다. 그가 마라톤을 말아톤이라고 적는 데에서 영화 제목을 따온 것이다.


평범한 사람도 마라톤을 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예전에 회사 운동회에 5킬로 달리기 대회에 출전했다가 꼴등으로 들어왔다. 정말 숨이 쉬어지지 않는 그런 느낌으로 거의 마지막에는 겨우 걸어서 들어왔다.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면 자폐아 20살 청년의 마라톤 42.195 Km 완주를 하기까지의 시련과 노력의 감동 이야기이다. 


자폐아 연기를 한 조승우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서 입가에 웃음이 계속 묻어 나온다. 처음에는 조승우를 보기 위한 순진한 의도였지만 마지막 골인 지점에서 나의 행복 심장은 뛰고 있었다.



이 글은 줄거리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초원(조승우) 이는 어릴 때 자폐아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서번트 증후군이 있는 거 같다. 정신연령은 어리지만 기억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특히 남들보다 운동에 대해서 지구력과 의지력이 좋다.


초원이 엄마 경숙(김미숙)은 아들이 잘하는 달리기를 꾸준히 시킨다. 춘천마라톤 10km 대회에서 3등으로 입상을 한다. 일반인들과 같이 달려서 우수한 성적을 내게 되는 초원이가 엄마는 자랑스럽다.



그녀는 초원이가 달리기를 할 때 행복한 눈빛이 보인다고 인터뷰를 한다. 그녀의 소원은 초원이 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라고 한다. 초원이는 그녀의 자랑이면서 동시에 그녀에게는 무한 책임감을 주는 존재인 것이다.


그녀의 새 목표는 초원이가 42,195 Km를 3시간 안에 완주하는 서브쓰리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녀의 계획은 순조로워 보인다. 우연히 초원이 학교에 새로운 정욱 선생님이 왔다. 그는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유명한 마라톤 선수인 것이다.



경숙은 정욱 선생에게 초원이를 훈련시켜달라고 애원한다. 정욱은 싫다고 거부를 하지만 간절하게 요구하는 경숙에게 결국 승낙하게 된다.



그렇게 초원이는 42,195km 완주를 위해서 훈련을 받는다. 그러면서 정욱 코치는 초원에게 정이 조금씩 들어간다. 


엄마의 무리한 욕심으로 초원에게 훈련을 강요한다고 생각하는 정욱 코치는 경숙에게 한마디 하게 된다.


자식 사랑과 집착을 착각하지 말라



경숙은 자신의 욕심으로 아들을 혹사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 되면서 기분이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설상가상으로 경숙은 위장에 구멍이 나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초원이는 엄마가 어릴 때 자신을 버리려고 했던 것을 기억하면서 엄마가 자신을 또 버리고 떠나갈까 항상 불안해한다.


그래서 초원이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힘든 훈련을 소화하는 그런 아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코치가 그냥 하는 말로 100바퀴를 달려라 하면 그냥 뛰어버리는 그런 아이로 자라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경숙은 초원이가 다른 비장애인과 똑같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자신의 욕심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마라톤과 서브쓰리를 포기하기로 한다.


결국 초원이는 취업을 하여 일을 하는 평범한 일상으로 보내게 된다. 하지만 초원이는 혼자서 달리기를 하는 상상을 하면서 여전히 마라톤에 대한 꿈을 꾸는 듯 보인다.


어느 날, 집에 노란 봉투가 하나 배달된다. 예전에 미리 응시했던 춘천 마라톤 대회 출전 번호표가 담긴 우편물이다. 초원이 동생은 그것을 쓰레기봉투에 버린다.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날, 초원이 혼자서 춘천으로 갔다. 집에서 사라진 초원을 찾아서 경숙이와 초원이 동생 그리고 정욱 코치는 춘천으로 찾아간다.


그곳에서 초원이를 발견하고 마라톤을 출전하지 못하게 말리면서 손목을 잡는다. 그때 초원이가 엄마에게 "초원이 다리는?"라고 묻는다.



예전에 시합에 나갈 때 경숙이가 항상 초원이에게 물었다. "초원이 다리는?" 그러면 초원이가 "백만 불짜리"라고 대답했었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그런데 이제는 그 질문을 초원이가 엄마에게 하는 것이다.


결국 초원이는 달리기 시작한다. 



코치는 초원이가 천천히 달리라고 알려준다. 초원이는 2시간 57분 07초 기록으로 완주를 하게 되고 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조승우의 연기를 보면서 마음이 밝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순수한 아이 같은 마음을 가진 초원이, 그가 달리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초원이는 마라톤 아마추어도 힘들다는 서브쓰리를 달성했고 그다음 해에는 철인 3종 경기도 완주를 했다고 한다. 최연소 기록을 세우면서 말이다.


초원이의 실제 인물인 배형진 씨, 최근 기사를 찾아보니 지금은 평범한 바리스타로 살아가고 있다.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그는 이제는 일상의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 영화에서 엄마(김미숙)의 캐릭터가 인간적으로 균형감 있게 잘 그려졌다. 자식을 위해서 헌신을 하면서 자신의 욕심으로 자식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돌아보면서 반성하기도 한다.


현실적인 엄마의 모습을 잘 담아낸 거 같다. 자식을 위하는 마음으로 살았는 줄 알았는데 자신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자식에게 집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잘 그려냈다.


아마 이 영화가 성공한 것은 엄마의 캐릭터를 잘 표현한 것이 큰 몫을 했을 것 같다. 많은 엄마들이 경숙 캐릭터와 비슷하지 않을까? 자식을 위해서 열심히 살지만 동시에 자식에게 집착하면 안 된다는 걸 어느 시점에 깨달아 가는 것은 아닌가 싶다.


경숙의 캐릭터는 한석봉 어머니와 같은 모습이다. 아들이 공부에 더 매진하도록 촛불을 끄고 떡 썰기와 글쓰기 배틀을 권하는 어머니. 사주명리학에서 한석봉의 어머니가 정인의 모습이라고 한다.


자식을 안아줄 때와 혼을 낼 때를 가려서 자식 교육을 하는 것이다. 정인은 치우치지 않는 자식 교육 방식인 것이다. 정인이 잘 발휘된다면 초원이 스스로 마라톤을 완주하게 만드는 엄마가 되는 것이다.


자녀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표준을 제시하는 느낌이 드는 어머니 상을 말아톤 영화에서는 보여준 것 같다. 엄마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내 자식을 최고의 자리로 올려놓을 수 있는 마법은 엄마의 교육에서 나온다.


영화가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려면 현실적으로 존재할 듯한 캐릭터를 적당히 잘 녹여내야 하는 것 같다. 너무 과해도 안되고 너무 약해도 안된다. 그 줄타기를 잘하는 것이 성패를 가르는 것 같다.


어쩌면 인생도 그런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사주명리학에서 말하는 음양의 조화, 즉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점을 찾아서 가는 여정이 아닐까 싶다.






조승우 사랑해요


조승우가 지킬앤하이드 뮤지컬 주인공으로 열연하고 2004년 10월 23일 제10회 한국 뮤지컬 대상 시상식에서 '지금 이 순간' 노래를 부르고 있다.


https://youtu.be/7rNNxwZjS1o


조승우가 말아톤 영화를 찍었을 때가 2004년도, 지킬앤하이드 뮤지컬 할 때도 2004년도, 한마디로 그 해는 조승우의 해인 것이다. 


이 음악을 수십 번 듣고 조승우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나무위키로 조승우를 찾아보니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계원예고에 다니는 누나 조서연이 알돈자 역으로 출연한 청소년 버전 뮤지컬 《돈키호테》를 보고 감동을 받았고, 그 후로 뮤지컬 배우의 꿈을 꾸게 되었다. 이 뮤지컬을 볼 당시 그는 '꿈'이 없는 소년이었는데, "꿈과 이상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일"이라는 극중 세르반테스의 대사가 꼭 본인에게 하는 이야기 같았다고 한다. 공연을 보는 내내 울고 웃으면서 모든 감정을 쏟아냈다는 그는 공연이 다 끝난 후에도 일어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앉아서 '뮤지컬 배우가 되어서 저 배역으로 무대에 서게 해달라'라고 기도를 했다고 한다.

조승우 나무위키



전에 올린 글 <인생에 3번은 반드시 기회가 온다. 사주 년월일시 관법> 에서 인생에 3번의 기회가 15살, 30살, 45살 근처에 찾아온다고 했다.


조승우는 바로 첫 번째 찾아온 기회를 잡은 것이다. 중학교 3학년 때 뮤지컬을 보고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에 원을 세우고 그 후로 꾸준히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9년이 지난 후에 그의 꿈은 이루어졌다. 


자신의 꿈을 이룬 이야기를 무대에서 부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말로는 뭐라 할 수 없는 이 순간
참아온 나날 힘겹던 날
다 사라져 간다 연기처럼 멀리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던진다
지금 내게 확신만 있을 뿐
남은 건 이제 승리 뿐
그 많았던 비난과 고난을 
떨치고 일어서 
세상으로 부딪혀 맞설 뿐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걸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
던지리라 바치리라
애타게 찾던 절실한 소원을 위해
지금 이 순간 나만의 길
당신이 나를 버리고 저주하여도
내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꿈
간절한 기도 절실한 기도
신이여 허락하소서



조승우에 대한 사심으로 영화를 봤지만 실망은 1%도 없었다. 만족도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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