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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언니 수니 Sep 14. 2024

시드니에서 사주(四柱)를 만나다

들어가는 글

운명? 개 풀 뜯어먹는 소리인가.


처음엔 그랬다. 사주? 그런 건 미신이라고 생각했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하지 마세요!"

나름 멋지게 외치며 내 인생은 내가 개척한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현실은? 매번 넘어져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내 모습.

"개척은 무슨, 개뿔!"


내 딴엔 선한 의도로 잘 해보려고 했지만, 결과는 대체로 참혹했다. 친정과의 심각한 갈등은 마치 태풍처럼 나를 휩쓸어갔고, 그 여파로 나는 이틀 동안 침대에 시체처럼 쓰러져 있었다. 화산처럼 터져 나온 분노는 내 몸과 마음을 태우고 지나갔고, 나는 잿더미처럼 남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여기에 끝이 아니었다. 회사에서도 권고사직을 받으며 인생의 도미노가 우르르 무너졌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는 걸까? 너무 힘들고 절박했다. 그때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어쩌면 이건 팔자 때문일지도 몰라. 내 잘못이 아니라 타고난 운명이 그런 걸 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처음으로 사주 공부를 시작했다.



사주는 미신이 아니다. 그럴싸한 이야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주는 미신이 아니다. 그렇다고 과학도 아니다.
사주는 어르신들의 지혜와 삶의 경험이 녹아 있는 인문학이다. 사람의 삶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도구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세상에 ChatGPT 같은 인공지능이 등장했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사주를 보러 다닌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주는 우리 인생을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게 도와주는 데 꽤 쓸모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책 제목처럼 내 남편은 정말 개 같은 사람이다.


그는 개띠에 태어났고, 가끔 나한테 "개새끼"라는 말을 듣는다. (미안하지만, 사실이다!) 그런데 사주를 배우고 나니 더 놀라운 사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건 내가 돌아이 쥐새끼라는 거다. 그렇다, 나는 쥐띠에 태어났고, 쥐처럼 깐쪽거리며 남편을 빈정상하게 만드는 데 도가 텄다. 남편이 개라면, 나는 그 옆에서 자잘하게 설치는 쥐새끼였다.


그런데 신기한 건, 우리가 완전히 다른 줄 알았던 이 성격들이 결국 같은 ‘동물의 왕국’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서로 다른 듯 같은 ‘개과와 쥐과’라는 걸 이해하고 나니, 결혼이 조금은 더 살 만해졌다.


"사주를 알면 개같은 남편도 보인다"는 말이 그냥 농담은 아니었던 셈이다.



이 책은 사주 공부를 위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사주를 도구 삼아 내 인생을 다시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살아오면서 벌어진 사건사고들, 일상 속 에피소드를 사주의 시선으로 풀어보려고 한다. 사주로 보면 나의 인생이 얼마나 다르게 보이는지, 그리고 사주가 어떻게 내 삶을 이해하게 해줬는지 보여줄 것이다.


시중엔 사주 이론을 다룬 책이 많다. 하지만 이렇게 한 사람의 삶을 사주로 해석하며 풀어낸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사주를 통해 나를 들여다본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함께 나누고 싶다. 당신도 이 여정에 동참해 보지 않겠는가?




그럼, 개새끼 남편의 사주를 공개하며 시작해볼까요?


"그럼, 우리의 사주를 살짝 엿볼까요? 이게 우리의 '개과와 쥐과'를 보여주는 비밀이랍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사주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와 남편은 어떻게 **"함께 짖는 법"**을 배우게 되었는지. 준비되셨나요? 그럼, 개새끼 남편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다음 편 예고


주유소에서 보통사람보다 2배 시간을 낭비하는 남자.

너무 꼼꼼해서 아내를 질리게 하는 남자.

사주에 정재가 있는 좁쌀영감.

그런 남편과 같이 사느라 숨 막혀하는 아내.



다음 연재 글에서 만나요. 

독자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특히 편집자 여러분 눈길 좀 주세요.

편집자님이 최고라고 말해줄 때까지 고고씽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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