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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니 Jan 08. 2021

해치지않아 영화 리뷰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곳

해치지않아(2019)  

코미디 한국 2020.01.15 개봉

117분,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손재곤

주연: 안재홍, 강소라, 박영규

네티즌 평점: 6.4

- 다음 영화 참조 -


동물원에는 추억이 있다.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 동물이 없는 동물원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황당한 소재이지만 이야기의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한 재미와 훈훈함 그리고 약간의 메시지까지 잘 버무려놓은 영화이다. 가족들과 집에서 밥과 반찬으로 만족한 저녁 식사를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동물원에서 사자, 곰, 고릴라 같은 탈을 쓰고 동물 흉내를 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 동물을 사랑하는 당신의 마음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줄거리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수습 변호사 태수(안재홍)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정식 변호사가 되기 위한 특별한 임무가 주어진다. 바로 위기의 '동산 파크' 동물원을 3개월 이내에 정상 운영되게 만들라는 것이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에 잠시 기뻐하는 태수이다. 하지만 새 동물원 원장이 된 태수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돈이 될만한 큰 동물은 전부 팔려가서 동물이 없는 동물원인 셈이다. 직원도 이제 5명만 남았다.


한소연(강소라) 수의사에게는 자신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아픈 북극곰이 있다. 그의 이름은 까만코이다. 동물원이 기울어서 그를 잘 돌볼 수 없어서 마음 아파한다.


팔려간 동물들도 되찾아 오고, 해고된 직원들도 복귀하고, 아픈 까만코도 잘 돌보기 위해 동물원을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태수와 직원 5명이다.


여기에서 포기할 수 없는 태수는 기상천외한 제안을 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동물의 탈을 쓰고 연기를 하는 것이다. 동산 파크 직원들 5명은 북극곰, 사자, 기린, 고릴라, 나무늘보로 변장해서 동물 흉내를 낸다.


50% 할인 행사로 다시 동물원을 개장했다. 관람객들은 가짜 동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이 구경하러 오지 않는다.


그러다가 북극곰 연기를 하던 전직 서원장(박영규)이 아프자 태수가 북극곰 탈을 쓰고 일하고 있다. 날씨가 더운 탓에 목이 타서 고객들이 던져놓은 콜라를 무심코 마시게 된다.


그것을 우연히 발견한 관객이 신기하다며 SNS에 사진을 올리게 된다. 콜라를 마시는 북극곰이라는 유명세를 타게 되면서 동물원은 사람들로 북적이게 된다.


극적으로 동물원이 정상 운영되면서 미션에 성공한 태수는 정식 변호사가 된다. 그동안 동물원 원장을 하면서 동물과 직원들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


하지만 동물원을 정상 운영시키라는 미션은 실제로는 검은 계략이 숨겨져 있었다. 리조트를 개발하는 회사에 동물원을 비싸게 팔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결국 정상이 된 동물원은 개발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태수는 정든 동물원을 살리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 그것은 바로 동물원을 보유한 생태 리조트를 개발하도록 제안한다.


다행히 이 계획은 잘 추진되어서 1년 후 생태적으로 잘 유지되는 동물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는 리조트가 개발된다.


그리고 태수와 한소연은 캐나다 북극곰 보존센터에 간다. 둘이는 까만코가 잘 지내는 모습을 유리창으로 지켜보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가 군데군데 재미있는 사건들이 많이 나온다.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재미있는 지점을 잘 배치를 했다. 그리고 동물을 아끼는 마음까지 잘 느끼게 만들어주는 영화이다.


코카콜라 광고 때문에 북극곰에게 콜라를 던지는 관객을 보니 좀 마음이 씁쓸했는데, 오히려 그것이 역으로 동물원에 관람객을 끌어모으게 하는 역할을 했다는 지점이 뭔가 생각거리를 주는 것 같다.


동물들을 보호하고 보살피기 위해서 사람들이 동물원에 구경하러 와야 하고, 사람들이 구경할수록 동물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풀리지 않는 뫼비우스 띠 같은 측면이 느껴진다.


그래서 영화가 마지막에는 동물들에게도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생태 동물원을 만들자는 메시지도 남겨준다. 재미와 훈훈한 메시지까지 아이들과 함께 부담 없이 즐겨볼 수 있는 그런 영화이다.




사주명리학에서 관성은 인간에게 적용되는 규칙, 규범, 제도 같은 것을 말한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인간 세상에 살고 있기에 자연법칙이 아닌 인간의 법칙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여기서 갈등이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자연의 법칙만 존재하던 동물에게 인간의 법칙을 강요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말이다.


사주에서 관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조직 생활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주는 조직이나 사회 규범이 불편한 것이다. 마치 동물원의 동물들처럼 말이다.


관성을 가진 80% 사람들이 관성이 없는 사람에게 강요를 하는 측면이 많다. 자연인처럼 사는 사람에게 문명 도시 사람들의 기준을 들이댄다면 그것은 서커스단에 있는 동물과 같은 느낌은 아닐까 싶다.


생태 동물원 같은 동물들에게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처럼 일부 사람에게도 그런 환경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대안학교 같은 곳이 그런 느낌일 수 있겠다 싶다.


아이들과 부담 없이 웃으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따뜻한 코미디 영화이다. 영화 제목처럼 '해치지않아'라는 메시지는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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