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풍선을 불어 올려
아모르파티.
처음엔 무슨 파티 이름인 줄 알았다. 신나는 리듬에 흥겨운 멜로디, 어딘가에서 신나게 파티를 하는 내용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모르파티(amor fati)'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니체의 철학으로 삶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힘들더라도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근심걱정이 없어 보인다. 내가 최근 사랑에 빠져 있는 하와이 훌라만 해도 그렇다. 훌라를 추러 오는 모든 이들은 세상 행복을 다 가진 소위 '팔자 좋은 사람들'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각자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맨발을 땅에 디디며 운명을 받아들이고, 손으로 파도를 그리며 슬픔을 떠나보낸다.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고개를 숙일 때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한다. 곡이 끝날 때 짓는 미소는 그 모든 시간을 잘 지나고 있는 나에게 보내는 격려와 안도의 웃음이다.
그림 속,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로 SNS에서 '좋아요'를 누를 때마다 나타나는 풍선들이 둥실 떠오르고 있다. 풍선들이 나에게 말한다.
'좋아요.' '지금 당신이 좋아요' '잘하고 있어요.' '지금 당신 모습이 사랑스러워요.'
풍선이 터질 걱정이 가득했던 내가 어느새 풍선을 보며 웃고 있다.
'나도 내가 좋아요. 나를 믿어요. 내 모습을 사랑해요.'
아모르파티.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이가 인생을 축제로 만들 수 있다. 운명이 준다면 받는다. 운명이 빼앗아간다면 손에서 내어 준다. 그리고 뒤돌아서 내가 가진 것들을 향해 풍선을 불어 올린다. 그렇게 하루하루 축제를 즐긴다.
작품 <The Great Beauty> Mikel
큐레이션 @gonggan.goyoo
#공간고유 <고유한 순간들-그림을 보고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