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한 달 살기 그 서막.
"너희가 가면 나도 따라나서겠어."
부모님과 함께 가려던 뉴질랜드 크루즈의 브리핑 겸 가진 자리에서 우리의 대서양 횡단 크루즈 계획을 들으신 엄마는 고민의 시간도 없이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물론 불편하겠지만, 엄마 아빠가 따로 가기는 힘든 곳이니 너희 갈 때 같이 가야겠다."
원래 계획은 이러했다.
세계 최대 크루즈로 세상에 첫 선을 보인 로얄캐리비안 크루즈사의 심포니호 Symphony of the Seas 가 유럽노선의 운항을 마치고 고향인 미국 마이애미로 돌아가 캐리비안 노선에 투입되데, 이때 돌아가는 항차인 '대서양 횡단' 크루즈를 이용할 계획이었다. 약 2주간의 횡단 일정이 온갖 액티비티로 중무장한 세계 최대 크루즈 안에서 지루할 틈이 없으리라. 계획했었다.
하지만, 세계 최대 크루즈에도 갑작스럽게 추가된 2인을 받아들일 여분의 캐빈(객실)이 없다는 것에 새삼 그 인기를 실감했고, 크게 상심한 엄마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하는 대서양 횡단 크루즈는 영국에서 출발하는 로얄캐리비안크루즈사의 인디펜던스호 Independence of the seas가 검색되었는데, 마침 2018년 개보수되어 첫 선을 보이는 선박인 데다 우리 가족 4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선수의 패밀리 발코니 캐빈이 예약 가능한 상태.
게다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미국 마이애미까지 직항으로 달려가는 심포니호와 달리 '동부 카리브해 크루즈'의 인기 기항지인 필립스 버그, 샬롯 아말리에, 산후안, 라바디를 차례로 기항한 후 플로리다로 이동하는 항차라 오히려 이쪽이 더 좋다.
뭔가 계시처럼,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이 결정되었다.
"어렵게 지구 반대쪽까지 갔는데, 이왕이면 쿠바도 같이 다녀오는 건 어때?"
조금씩 눈덩이를 굴려 거대한 눈사람을 만들듯, 우리의 여행 규모는 그렇게 커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