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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me crazy

by 에벌띵

아무 일도 없는데, 먹먹한 날이 있다. 세상의 슬픔이 내 좁고 옹졸한 가슴으로 죄다 몰려드는 양,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눈으로 몰려 물기를 흘려보내고 마는 날. 오늘이 그렇다.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나를 통해 어떤 일을 하고자 이러시는지 따져 묻고 싶은 날이 이어진다.


햇살은 더없이 화창하고, 가을 하늘은 그 유명세처럼 푸르른데, 가슴 한가운데 구멍을 내고 바람을 들락이게 하는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다.


작은 것 하나도 그냥 넘기지 못하는 몹쓸 감정과 생각. 그만 느끼고 그만 들여다보라 고함지르고 세상 온갖 재미에 눈길을 돌려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고 만다.



제게 원하시는 바를 분명히 알려주세요. 어리석어 에둘러하시는 말씀 도저히 모르겠으니까요. 직관적으로. 바보인 제도 알아듣게 말입니다.






사진: UnsplashClay B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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