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다다 Nov 15. 2019

[핀란드 혁신 교육의 산증인] Arkki 건축학교 #1

헬싱키 교육 주간 Helsinki Education Week 탐방기

이번에 소개할 장소는 Arkki(Arkki, School of Architecture for Children and Youth)이다.


핀란드 헬싱키 시내에서 25년 전 시작한 Arkki는 어린이부터 청소년(4살부터 19세까지)의 건축 교육을 목표로 3명의 설립자에 의해 세워졌다.


한 명은 핀란드의 국가 코어 커리큘럼(National Core Curriculum) 중 건축 교육 커리큘럼의 초기 개발에 참여했던 건축가, Tuuli Tiitola-Meskanen이며 다른 한 명은 그녀의 딸이자, 최근 기사 작위를 수여받은 건축가, Pihla Meskanen 그리고 마지막은 그녀의 동료이자 친구인 Miina Vuorinen이다.


 코어 커리큘럼이 개발되었지만 막상 이 커리큘럼을 반영한 건축 교육이 부재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아 이 셋이 모여 Arkki 센터를 설립했다. 현재는 핀란드에만 2000명의 학생, 270명의 선생님을 보유한 핀란드 혁신 교육의 산증인이자, 체코, 중국, 베트남, 태국 등에 진출한 거대한 글로벌 교육 체인이다. 공식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정규 수업 이외에도 핀란드의 문화와 자연 생태를 반영하여 12여 가지 다양한 side education 포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헬싱키 교육 주간(Helsinki Education Week)을 맞아 위 센터를 견학할 행운을 얻었다. 25년 긴 역사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헬싱키 Arkki 센터의 문을 열면 잘 구획된 교육 공간들이 눈에 띈다.

센터 내부


선반 위, 아이들의 작업물



센터 가장 안쪽에는 공작실이 있다. 방 가운데에는 아이들이 작업할 수 있는 큰 책상이 있고, 선반에는 다른 친구들의 작품들이, 문 부근에는 오만가지 재료들이 가득하다. 없던 창의력과 영감도 자극하는 공간이다.


공작실 내부



특히 재료들의 풍부함이 눈에 띈다. 작은 공작실이지만 최대한 공간을 활용해서 재료들을 모아두었다. 아이들이 직접 손질했다는 나무 목재부터 나무판, 다양한 질감의 종이, 색지, 도구들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여력에 맞게 원하는 재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이곳의 재료들은 교육 훈련을 받은 건축가 선생님들에 의해 신중히 선별된 재료들이다. 단순히 많은 게 아니라, 교육의 목적에 적합하면서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재료들, 실, 직물, 철망, 플라스틱 등이 누구나, 언제든 이용할 수 있도록 놓여 있다. 어른들도 한 번쯤 다뤄보고 싶은 재료들이다.


다양한 재료들의 천국



재료들이 놓인 공작실을 둘러보고 학생들의 작업물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은 Arkki의 설립자 Pihla이다. 열정적인 그녀는 대외적으로 Arkki의 홍보 및 행사의 얼굴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Education Week 뿐만이 아니라 1주 뒤에 열린 헬싱키의 건축 교육 포럼에도 Arkki의 대표자로 참여하였다.


작업을 설명하는 Pihla


학생의 작업물을 설명하는 그녀의 눈이 반짝인다. Pihla에 따르면 Arkki의 설립 목적은 놀이를 통한 창조, 그리고 거기서 느끼는 성취감,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을 스스로 학생이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설명이 끝나고 Pihla에게 Arkki의 교육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Pihla가 환히 웃으며 대답했다.


"[미래의 혁신가를 위한 창의적인 교육(creative education for future innovators)]"


핀란드 교육에서 배운 것 중 하나는 혁신은 what이나 how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why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고, '건축'은 목적이 아닌, 그 혁신에 어울리는 교육의 소재였다. 실제로도 그들 건축가를 배양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학생들이 정말 호기심을 느끼는 문제를 다양한 영역의 교차 속에서 하나씩 해결하고, 작은 성취들을 이루어 나감으로써 '인간다운 좋은 삶'을 영위하는 혁신가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하는 것.

그것이 바로 Arkki의 존재 이유였다.


핀란드 교육의 성공을 얘기할 때 흔히, PISA(교육 측정) 1위, 행복도 1위라는 말로 뭉뚱그려 결과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곤 하곤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몇십 년을 거듭한 교육자들의 치열한 자기 혁신과 헌신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움직이면 학습효과가 2배?] Tactiv 8의 실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