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쁜 건 나...
한 번도 찡그린 적 없어,
한 번도 서운하다 내색한 적 없어,
네가 짜증낼때 이해한다 말하지 않은 적 없어,
이런 나를 넌 진심이라 생각하는 걸까?
난 그렇게 너에 대한 벽을 조금씩 쌓고 있었는데
넌 내게 느끼는 편안함을 믿는 걸까.
너도 웃고 있지만
너 또한 내게 향해 벽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문이 들 때면,
난 더욱 더 네게 다정하게 굴었어,
사실 진심은 아녔어
그렇게 하면 내가 어떠한 경우에도
상처를 덜 받게 될 것 같았어.
네가 너로 인한 서운함을 풀어주길 결코
바라지 않았어
그럼 나의 벽이 얇아 질 테니까
사랑이란 감정은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았어.
이미 상처 받을 만큼 받은 나라서
지금 서있는 것 또한 대견한 나라서
기쁨이나 행복이 없다 해도
사랑은 이제 그만 하고 싶었어
단지 만족하며 살고 싶어서 그냥
너에게 이런 내가 미안해서
사소한 다툼에도 난 그냥 웃고 말았어.
문득 너 또한 상처가 많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 때면
난 이상하게 눈물이 났어
희한하게 나에게 없는 진심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래 오히려 속고 있는 것은 나일 지도 몰라,
넌 가끔 내게
'너 아니라도 괜찮아.' 란 듯한 행동을 하니까,
그래도 난 상처받지 않는 것처럼
'많이 취했구나?'라고 말하니까.
오히려 나보다 네 벽이
더 두꺼워지고 있는 걸 지도 몰라
내 진심이 거짓이란 걸 알고도 넌
무시하는 걸 지도 몰라
나처럼 너도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숨기는 걸지도 몰라
우린 서로에게 진심이 있기나 한 걸까...
얼마나 더 그럴까
그냥 이런 채로도 괜찮은 걸까
이제 난 그냥 만족하며 살지도 못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