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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요에게.
활성산소라니, 완전 처음 들었어.
방법은 찾아봐야겠지만, 언제든 함께 뺄(?) 의향은 있어!
'신기한 것들'에 대해 적어달라길래, 그 말에 대해 생각해봤어. 신기하다는 표현은 긍정적인 의미일 수도, 부정적인 의미일 수도 있는 것 같은데 나에게 신기함은 4.5:5.5 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살짝 더 강했던 것 같아. 그 단어가 쓰이는 많은 상황에서 상대를 대상화하고 있다고 느끼거든. '낯설어서 눈길이 간다'는 그 관심이 순수한 호기심으로만 끝나지 않고 무례한 시선이나 폭력적인 질문과 같은 일방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
그래서 순간의 신기함을 느끼더라도, 조금은 의식적으로 그 감정에 오래 머무르지는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 마치 신기한 모양의 구름을 보면 오 신기하다! 하고 지나가듯이 대부분 그냥 그렇게 흘려보냈어. 무례하거나 폭력적이지 않게 관심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서, 혹은 그러기 위해 내 에너지를 들일 자신이 없고 막막해서.
근데 최근의 나에게 가장 신기한 것 중 하나인 너에게는 조금 달라. 마음 한편에 신기함을 품고 천천히 들여다보고 있어. 같이 시간을 보낼수록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고 낯설어하고 놀라워하고 궁금해하면서, 이 끝없는 신기함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울 수도 있음을 깨달아. 모든 신기함의 끝이 완전한 공감은 아닐 테지만 적어도 최선의 관점, 풍부한 이해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고.
너를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고 신기함에 담기는 애정을 체감하니까, 요즘의 나를 어렵게 하는 다른 존재들에게도 조금 더 이런 마음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득해져. 나와 달라서 엇, 하고 뒷걸음질 치더라도, 그 신기함을 마주하는 과정에서의 우여곡절이 눈에 훤하더라도, 조금 더 용기내고 충실히 관찰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의 스트레스를 덜어내고 활성산소를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지도 몰라.
다음에는 '질문'에 대한 글을 적어줘.
2022.05.29.
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