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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에게.
나는 알록달록을 좋아해. 네가 좋아하는 알록달록과는 좀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채로운 색깔이 조화를 이루는걸 아주 좋아해. 너와 조금 다른 건 각각의 색깔들이 구분되어져 있는걸 좀 더 좋아한달까?
그런 부분에서 살아가는 방식도 너와 나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 같아. 나는 다양하지만 구분되는, 너는 다양하게 조화로운 삶을 그려나가는 것 같아. 기본적으로 다양함을 전제로 하다 보니 큰 무리 없이 우리가 함께 소통해나갈 수 있는 것 같고.
그렇지만 살다 보니 다양한 색깔을 몸에 올리는 일들이 점점 적어지는 것 같아. 예전엔 한껏 다양한 색의 옷과 신발, 안경을 썼는데, 이제는 '패션'을 빌미로, 혹은 '주변 추천'을 빌미로 다양한 색을 점 점 읽어가고 있어. 결국 내가 선택한 나의 모습이지만 다시 다양한 색을 온몸에 휘감은 내 모습을 되찾고 싶어.
다행히 너랑 함께하면서 그런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어. 내가 아무런 옷을 입던, 아무런 행동을 하던 아랑곳 않는 너에게 큰 응원과 힘을 받아. 내 다양함을 지키기 위해선 너의 다양함이 필요한가 봐.
앞으로도 너의 다양함을 내게 공유해줘. 나도 네게 내 다양함을 편하게 보여줄게.
다음 주에는 '고래'에 대해서 적어줘.
2022.10.09.
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