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죠앙요 Mar 19. 2023

신발

(50)

기요에게.


신발은 아주 할 얘기가 많지. 가장 최근에 네게 했던 얘기를 조금 풀어보면, 우선 나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내가 사고 싶은 신발은 정가에 주고 산 경험이 없어. 이유는 다양한데, 1) 290~300의 신발 중에 예쁜 게 별로 없었고, 2) 어차피 빨리 해져서 가성비가 중요했고, 3) 리얼 신발에까지 쓸 돈이 별로 없어서였어. 근데 이 습성이 돈이 생기고 나서도 이어지더니, 다른 곳에서는 나를 위해 돈을 쓰는 연습을 다 이어나가고 있는데 신발에서만은 너무 어렵더라.


그래서 이번에도 결국 처음으로 정말 사고 싶던 '그 신발'을 비싸서 못 사고, ABC 마트에서 할인하는 편한 운동화 3개를 샀어. 세 개를 샀는데도 '그 신발'보다 저렴했다 :) 그리고 정말 편해서 기분도 좋아!


아마 연봉이 아주 많아지지 않는 이상, 신발은 할인하는 신발을 신게 될 것 같아. 내가 사고픈 신발을 못 사는 게 얼마 전 까지는 너무 스트레스였는데, 삶의 목표로 두고 사는 것도 매력적이라 그렇게 살아보려고. 마치 내가 21세에 이태원 펍에서 일할 때 보드카 '그레이 구스'를 바틀로 시키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성공하면 저렇게 바틀로 마셔야지! 결심을 했던 것처럼, 사고 싶은 신발을 정가에 사는 건 내가 좀 더 성정하고 해 볼래. (웃긴 건 그때 결심을 하니, 옆에 매니저가 너 이틀 일 하면 저거 먹을 수 있다고 지금도 할 수 있다 함 ㅋㅋㅋㅋ)


신발은 대체재가 너무너무 많아서 그냥 적당히 사서 신게 되는 것 같아. 그래도 아직 큰 문제없어! 그리고 이렇게 아낀 돈으로 더 내 성장에 필요한데 써볼래!



다음 주에는 사랑에 대해서 써줘!

2023.3.19

재요.

작가의 이전글 정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