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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쌤 Jul 05. 2023

2023.07.05.

# '사랑해' 의식으로 하루를 시작


일찍 출근해요. 애들보다 제가 느립니다^^ 

부지런히 아이들보다 먼저와서 기다려야지 하다가 출근준비하며 5분?10분 지체해도 

먼저와있는 친구들이 1~2명이있어요^^


그친구들과 저는 일찍와서 속상한게 아니고 

누가 먼저와서 맞이해주나. 그런 재미있는 경쟁을 합니다.

제가 먼저오면 제가 자짠!! 왔구나~~ 맞이하고

아이들이 먼지오면 아이들이 자짠!! 선생님~ 하고 맞이하고^^


오늘은 출근하니 2명의 친구가 와있었는데

누구지 누구니~~ 신발장에 누가 선생님보다 먼저온거지~하니 

문사이로 쪼고미 손가락 두개가 하트를 그리고 삐죽 나옵니다

누구야누구야~ 하트만 보내는 두명 누구야 누구야^^


저희 아침맞이 사랑스럽지요?


저는 원무실에서 하루일과를 조용히 준비하고 아이들은 하나둘씩 등원합니다

그리고 50분쯤. 심호흡을 하고...

이시간이 제일 중요해요. 마음에 있는 쓴마음 미운마음 아픈마음 다 치우고 

이쁜 마음 사랑의 마음 가득 채워.  마치 잠수하기전에 크게 한호흡을 입에 무는것처럼

사랑에너지를 가득 채워서 교실로 출동합니다. 


그리고.

똑.똑.똑.


사랑반~~~~~~~~~~~~~~~~~~~~~~ 그러면 아이들은 

각자 놀던자리에서 저를 쳐다봅니다. 이제 제법 익숙해요. 

그러면 몇명은 다음 선생님이 할말이 뭔지 알기에 달려올 준비를 합니다.

사랑반~~~~~~~~~~~~~~~~~~~~~~~~ 그러면 아이들은 네~~~~~~ 로 화답합니다.


그리고 사랑해~ 라고 크게 한호흡으로 모아두었던 마음을 쏟아붑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와서 이렇게 안아줘요. 

이때 저는 달려오는 힘에 안쓰러지려고 벽쪽에 몸을 기대로 두 다디를 단단디 내 딛어야해요^^


그러면 여기저기 안아주고 한명한명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얼굴만지며 사랑해 너도 사랑해 너도 사랑해. 

잘자고왔어. 아픈데는 없니..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사랑해 하면.. 

아이들은 에너지 가득 받아 충만해집니다 

저는 더 충만해집니다


오늘은 그 모습을 온나누미 선생님이 찍어주셔서 남겨주셨는데

그 모습을 다시 보니 행복하네요.



# 오늘의 놀이 주제는 '빈공간 주기' 였습니다

오늘은 택견 수업이 있는 날이지요. 그래서 택견수업전의 모든 시간을 평소보다 더 온전히 아이들에게 맡겼습니다.  일명 '나의 존재감 없애기'^^    교실의 주인은 온전히 아이들이 됩니다.

놀이의 시작도. 놀이의 구상도.  온전히 교실과 시간의 주인이 아이들이 됩니다


저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척. 제라늄 손질을 합니다

사실 뒤통수는 따갑고. 마음은 두근두근합니다. 아이들이 잘할수있을꺼야 라는 믿음을 가지고 정말 믿어주어야합니다.     싸우지 말아야할텐데. 갈등이 격렬하지 않아야할텐데.. 위험하게 놀진 않겠지? 

정말로 몸은 뒤돌아서있지만(이건 너희들을 내가 온전히 믿는다는 증거이어야합니다) 

귀, 뒤통수의 눈 오감의 모든 레이더는 아이들을 향해있습니다.  들키면안됩니다 

너희들을 못믿어서 내가 이렇게 보고있고 지켜보고있다는 눈치를 절대 들키면안됩니다.


믿음. 신뢰. 존중.   

너의들에 대한 나의 온전한 믿음.


아이들에게 온에너지로 전하며 그렇게 교실의 공간과 시간을 아이들에 맡겼습니다.


매일 이런것이 성공하는것은 아니지만 

오늘처럼 몇번만의 성공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자신에 대한 유능함

선생님(선생님은 어른을 대표하는 사람이기도하지요)이 자신을 믿어주었다는 신뢰. 

그리고 그러한 교실을 지키겠다는 책임감등 

정말 감사하고 기특했습니다.



#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하고있으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우리 아이들 할수있겠네?


그리고 아이들에게 설명합니다. 

"너희들 10시30분에 택견선생님 오시잖아. 그래서 우리는 긴바늘이 12에(10시)가면 우유를 먹고 택견도복을 입고 준비하는게 어때?" "너희들이 입을수있지?"


다다다닥 다다다닥 다다다다닥


손씻고, 우유마신후, 각자의 바구니에서 택견도복을 가지고와서 착착!! 착착착!!! 입습니다.

와~ 여기서 아이들이 무조건 스스로 해낼수있게 해주어야해요.


저는 입으로는 연신 감탄을 연발하며

"와~ 세상에 선생님 안도와줘도되? 진짜?" 이러면서 입을수있게끔 방향을 잡아주고

절대 제가 도와주었다는게 티가나지 않도록. 살짝 방향을 잡아주고...

결과는 아이들이 다 해낸겁니다^^


택견공연 영상을 보는 눈빛이 너무 반짝입니다. 

엄청 진지합니다


이러한 하루일과 때문이였을가요


오늘의 택견수업을 더 달랐습니다


이런말 죄송하지만 참고참고있던말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아이구 장하나 내새끼들 ㅠㅠ 아이구 장하다 내새끼들 ㅠㅠ


그렇게 도복 정리까지 아이들 힘으로 하고 점심을 먹으러가고 

(도복을 접는데는 어려움이 조금은있지만 중요한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자한다는거예요 그게 제일 중요한겁니다)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 비가와도 좋아요와 지구의 간지러운 비밀 동화

점심먹고와서 오늘 하루일과 너희들이 어떠했는지 사진을 찍은걸 보여주며 

자랑스럽다고 넘치도록 칭찬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동화를 함께 보니 역시 이런게 '명예' 이지요.  우리반 그리고 내 선생님에 대한 존중.




# 제라늄 삽목


제라늄은 방학식날 집으로 보낼예정이예요

이제는 삽목을 해서 '사랑반 꽃밭'이라고 퍼트려보려고요^^ 

삽목은 첫 도전이라서 어찌될지 모르겠는데

수경재배로 시도하면서 아이들이 뿌리가 자라는걸 볼수있게 해보려고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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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진을 돌려보며 

사진이 적은날이지만 힘든날 아니였습니다

최고로 자랑스러운 날이였습니다^^


감기환자가 많아요~ 

아프지말아라 나의 귀염둥이들아 

내일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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