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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쌤 Sep 13. 2023

2023.9.13.

# 가을. 비. 

아이들이 계절의 변화와 함께 자란다고 표현한적이 있지 않습니까?

서늘해지고 낙엽이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하면 어디가모르게 서운해지기 시작하는데

아이들이 익어버렸기 때문이예요

1학기 봄에 이어 여름 뜨거운 열기와 함께 치열하게 함께했다면 

가을부터는 이제 정말 날려보낼 준비를 해야하면서 아이들도 스스로 날개짓을 하기 시작해요


좀더 쉽게 말해서

손이 안가요. 이때부터는 교사들 입에서는 "와~ 정말 많이컷구나. 언제 이렇게 컷니" 이 소리를 매일 하며 지내게 되기도하지요. 아마 유치원이라 더 그러할꺼예요. 우리 아이들에게 월령은 엄청난 성장의 변화가 보이는 시간이거든요.


아휴~ 일바쁘게 지내다보니 아이들이 훌쩍 커버린 서운한 마음이 드는 오늘이네요

(제가 숨가쁘게 몰려오던 일들은 조금은 처리했다는 의미이기도 한거같아요^^) 

기특한 녀석들...  


# 초등학교 입학준비

2학기는 우리 7세에게는 초등학교 입학을 하는 시기예요

그래서 1학기때보다는 앉아있는 시간도 늘어날꺼고 스스로 해야하는 부분도 늘어날꺼고

우리 5,6세는 그 흐름을 옆에서 바라보고 지켜보는것만은로도 마음의 준비를 함께하는 귀한 시간이 됩니다

그러하다보니 단호한 목소리.가 많아지게 되는거 같아서 단호하되 목소리 크기는 키우지말자 스스로 다듬어 봅니다.  마냥 이쁘게 마냥 자유롭게 마냥 행복하게 키워주고 싶은데...ㅠㅠ

그렇게 올려보내니 아이들이 1학년 생활을 행복해하지 않아요. 

잘할껍니다.


제가 매주 화요일 권영애박사님과 심리학 공부를 하는데 

이러한 서운한 마음에 힘을 주는 말이 있더라고요 

'최적의 좌절'을 경험하게 하는것이 중요하다. 

그래그래. 내옆에 있을때 조금씩 부딪쳐보자꾸나. 

최적이라는 말은 너희들이 버겁지 않은 수준이니 최적의 수준으로 함께 해보자꾸나


# 등원후 잔잔함.

1학기때는 맞이부터 시작해서 수업시작까지 한껏 올라간 텐션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었다면

2학기때는 잔잔하게...   등원을 하고 가방을 정리하고 인사를 하고 선생님이들어오기까지 조용한 하루의 루틴을 시작하고 그렇게 잔잔하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 탈목걸이 만들기

안전교육던지 활동이던지 앉아서 일정시간 선생님의 수업을 따라가야하는 활동의 시간을 점차 늘려갑니다

'최적의 수준'으로...


9월은 추석이 있어서 우리나라 전통에 대해서 알아보기 좋은 시기예요

'탈이야기 동화'와 함께 '봉산탈춤'도 살펴보며...   우리나라의 다른 색과 문화를 경험합니다.


목걸이 구슬꿰기는 소근육발달정도를 살펴볼수있어서 주기적으로 다양한 팔찌 목걸이등을 만들어보게되요

글의 시작에서 아이들이 익어간다고 이야기했지요?

몇명의 친구들에게 약간의 도움을 줘야하는거 말고는 척척 해냅니다.


# 택견 메인 자리 쟁탈전

예전에는 수업에 제가 꼭 들어가서 보조를 해야했는데 요즘은 저의 존재감이 없어요^^

대회의 일정이 나오고 곡이 나오고 나니 아이들이 눈이 반짝반짝.

원래 아이돌도 메인자리 엄청 중요하잖아요?

메인자리를 자치하기위해 치열합니다^^

날짜가 계속 변동중인가봐요. 정확한 행사일정이 나오는대로 공지할께요^^


# 누에와 개미

누에와 개미를 관찰하기 위해서 모래시계가 필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머리를 서로 대로 머리로 밀며 격렬해지지요^^

딱 1분씩 모래시계 돌려가며 관찰하면 평화가 찾아옵니다^^


개미 집도 느리지만 잘 만들고있고요

와~ 누에 키워보신분 있으신가요? 원래 이렇게 막 크는게 맞나요?하하하

오늘은 누에가 벗어 놓은 허물도 보여서 더 신기했어요.

아침 등원했들때랑 하원할때 크기가 달라지는거 같아요. 엄처난게 자랍니다.

부디 무사히 우리 아이들에게 고치로 변하는 모습까지 보여다오~~


개미 잡으러 가야하는데 

이번주 내내 비가 온다고 하네요 


# 사회적 놀이에서 상대방의 마음 읽기


1학기는 단순히 갈등을 조절하고 해결하기 위한 상대방의 마음의 인지하고 읽는 것이 필요했다면

2학기에는 아이들이 상대방의 마음을 조금더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러니까 예를들면 한 무리가 이미 놀이가 시작되었을때 "나도 같이 놀자"라고 요청하는 상황에서 

기존에 놀이가 진행된 친구가 거절을 할때 아이들은 '거부'에 대해서 격렬하게 반응하였지만 

지금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분위기를 읽으며 접근하는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건강한 거절'을 경험하는것도 정말 중요한 것이구나 생각을 해보아요

거절이라는것이 나 자체에 대한 거절이 아닌 현재 상황에서의 거절을 구분할수있을때

내 마음이 다치지 않고 흘러갈수 있거든요 

그걸 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고 기특합니다


아프지 않게 거절 받는법과 아프지 않게 거절하는 법을 우리는 배우지고 누군가 가르쳐준적이 없던거 같아요

이것은 제가 의도한 교육과정이라기보다 아이들을 통해서 발현되고 그걸 포착하여 중요한 지점을 교육할수있는 의미있는 장면이였어요



# '존재'를 무시 하는게 아니라 '상황'을 무시하기


이것과 함께 갈등상황이 발생할것을 예측할수있다면 '무시'하는 작업을 어떻게 이해시켜야할까 

많은 고민을 했는데 아이들에게 '사람'과 '상황'을 분리해주면 되는구나 라는 알아차림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반복적으로 말로 또는 행동으로 나를 불편하게 하는 친구를 계속 대응하여 격렬한 싸움으로 이어지기 전에 그 다음 장면을 예상할수 있다면 지금까지는 무조건 선생님을 불러라고 가르쳤다면

지금은 그 상황을 피하는거야. 라고 가르칠수있었어요.


거기에 꼭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을 무시하는게 아니라 그 행동을 무시하는건 필요한거 같아. 라고 지도했을때

이해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거봐요 아이들 잘 익어가고있죠? ㅠㅠ 기특해라)


이렇게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저에게도 적용해보면 저도 많은 배움이 생겨요

직장생활을 하거나 인간관계를 할때 우리 어른들도 비슷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잖아요

그리고 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아이들이 이해할수 있는 수준으로 그대로 설명해주어요


그럴때 아이들은 어른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노력을 하는구나 

수직적 관계가 아닌 너와 나의 만남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게 되면서 

훈육과 교육이라는 경계를 풀고 마음으로 흡수하게 되는거 같아요



# 학부모 상담


학부모 상담이 중반부를 지나고 있습니다.

어제는 퇴근하고 학부모님들의 응원과 지지의 말에 내가 그만큼 책임지고 잘하고 있을까?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보여주시는 신뢰와 지지에 실제와 진짜가 일치하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드러나진 않을수 있겠지만 그 불일치는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안다.

신뢰받고 지지받는다고 안도하지말고 하는 모든 말이 '진짜'가 되어야한다.


학부모상담 주간 시작엔 약간의 부담?으로 시작할수밖에 없는게 상담이지요

하루 상담이 지나가고 안도하고 감사했습니다. 보여주시는 모습들이 경계는 없고 무한 신뢰와 응원.

또 하루가 지나니 그 말들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묵직함으로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쓰는 모든글이 '진실'이 되고 '진짜'가 될수있도록 

매일 점검하고 다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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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솜씨가 마음을 풀어 놓는 수준이라 아쉽지만

많은 깨달음과 알아차림. 

그리고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있어서 본질적인 해결지점을 찾는거 같아서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비가 옵니다.

비가 그치고나면 기온이 뚝떨어지겠지요?

그럼 아이들이 감기로 고생을 할꺼예요

아이들의 건강! 학부모님들의 건강!!! 챙기며!!

따뜻하고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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