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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쌤 Oct 17. 2023

아이들에게 기대라.

몇일째 지독한 감기에 죽을맛으로 버티고 있다.

웃음 근육까지 통증이 밀려온다. 


얘들아 선생님 아퍼~

어제부터 아이들에게 징징거리며 

너희들 아프면안되~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우리 아이들

내가 조금만 에구구구 해도 

후다다닥 달려와서

선생님 아퍼요? 한다


수시로 와서

선생님 지금도 아퍼요? 한다


귀염둥이들.


마음껏 

마음껏

아이들에게 

아프다고 말한다


괜찮다

괜찮다


선생님은 

어른이 항상 아이들에게 큰 산이 되어주어야만 하는건 아니다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때로는 기대도된다

기꺼이 그 작지만 큰 마음을 내어주는 아이들이다


토요일부터 끙끙 앓았떤 내 모습을 보고

월요일 출근준비를 하는데

딸아이가 그러면 유치원에 가지말고 쉬라고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럴수없어 라는말에 

우리 딸이 엄마 그리고 선생님들이 그런 존재라는 사실에 감동을 받는다


그렇다

교사들은 그렇다


아파도

자리를 비울수 없는건

미리 허락받지 않은(아이들에게)

미리 이야기 예고 하지 않은(아이들에게)

자리비움은 아이들에게 할수 없다


마스크를 완전무장하고 

진통제를 먹으면

수업은 버틸수있을꺼니까..



.

.

.



아이들은 선생님이 너무 걱정이 될것이다


나를 너무 걱정해주는 아이들임을 잘알기에

그것이 너무 느껴지기에


선생님 약먹어서 이제 조금 괜찮아

걱정해줘서 고마워~ 웃어준다


상상해보라

나를 걱정하고 있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눈빛.


계속 와서 

선생님 아파요? 묻는 그 아이들의 눈빛.


아파도 행복하다



.

.

.



그렇게 

월요일 화요일

수업이 끝나면 다시 진통제를 먹고 

원무실에 앉아 급하게 처리해야하는 업무들을 

온몸을 달달거리며 하고 있다


수시로 나를 체크하던 아이들 중 몇명이


눈이 정말 똥그래져서 

원무실 앞에서있다



선생님...

큰...일...이... 났...어...요..



후다닥 일어날 힘이 없어

왜 무슨일이야? 무슨일이야?

이야기로 듣고 싶었을정도로 

온 근육이 일어나지 말라고 나를 잡고 있다



아이들이

계속 말을 잇지 못한다



선..생..님..꽃...이...


여기 나와 보...세..요....



아이들 표정은

정말 난감함이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복도로 나가보니


예쁜게 꽃이 핀 제라늄 화분을 

아이들이 쏟은것이다


그런데 아이들 많이 어쩜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꽃인데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꽃인데 

우리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꽃인데

쏟아졌어... 어떻게 해...


이걸 뭐라고 글로 써야 그 아이들의 마음이 전해질까

내가 느낀 그 감정은 혼날까봐 걱정하는 마음이 아니였다


우리 선생님

내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꽃인데

그것이 쏟아졌고 그 꽃이 부러져서 

우리 선생님 너무 속상할꺼야 이다


그 마음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괜찮아.. 괜찮아... 


평소에 아이들 앞에서도 

아이들보다 더 식물들과 꽃과 대화를 많이하는 선생님이다


꽃에게 이야기한다


얘들아 꽃이 부러져서 아프겠지? 잉잉~~


한참을 부러진 화분과 이야기를 하며

자리를 다시 잡아준다


이 꽃은 주말내내 앓고 출근했을때

실제로 엄청난 나와 대화를 한 꽃이다 하하하하

복도 창문 밖에 있다가 추워지는 날씨로

교실로 옮겨두었더니 꽃이 여기저기 퐁퐁 터져

월요일 출근길 나를 맞이해주어던 꽃이다



.

.

.



아이가 와서 말한다


선생님 미안해요

제가 예쁜 꽃 씨앗을 심어줄께요


또 다른 아이가 와서 말한다


선생님 슬퍼하지 말아요

이 친구도 씩씩하게 다시 자랄꺼예요


.

.

.



아이들에게 위로받으라

아이들도 진짜 위로를 해줄수있다


몸은 천근만근

와 왜이렇게 아프지 할정도로 

나 이러다 쓰러지는건아니겠지 싶을만큼의 아픔으로 

버티고 있었지만


아이들과 있는 수업시간엔

몸은 아프지만 마음은 차올랐다


저 위로를 받고 어찌 행복하지 않을수 있으랴




때로는 아이들에게 기대도된다

힘들때 아플때

아이들에게 기대보라


아이들이 최고의 위로와 힘을 준다



.

.

.



그나저나

생각해도해도 너무 사랑스럽다


이제는 선생님이 식물과 꽃과 자연과 대화를 하는 못습도 

이상하게 바라보지도 않고 자연스러운 모양이다^^ 


아 아프니까 엄청나게 챙겨주는데

아이들의 이 사랑을 받고 싶어서

계속 아파야하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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