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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쌤 Jan 29. 2024

[8/66] 영춘을 창조하다

 맞이할 영

적절한 단어를 찾을수가 없어 찾아본 한자가 이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맞이하다. 먼가 먼저 버선발로 나가 맞이한다는 단어가 필요하다.


어제 아이들과의 집 뒷산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 만난

꽃눈이 너무 사랑스러워 한참을 이리찍고 저리찍고 눈으로 한참을 담았다


평소 남들보다 봄을 매우 일찍 맞이하는 나는

봄을 매우 잘 알아차린다


어쩌면 하루라도 봄을 놓칠까봐 온 레이더망을 세우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잠도자면 안된다는 봄. 그 봄을 단 하루라도 놓칠까봐 말이다


어?

긴장해야지 이게 곧 봄이야

잠깐도 놓치지 않겠어


나의 봄은 입춘전부터 시작된다


정확히 다음주 일요일이 입춘인걸 인지하고

이미 내 몸의 온 세포들을 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다


바람, 햇살, 마당의 풀, 지나가는 길의 나무, 길가의 이름모를 꽃들....

나의 온 몸의 세포들은 봄의 기운을 이미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교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3월. 봄은 더욱더 큰 의미가 있어서일까?

아이들을 맞이하기 한참 전부터 내 온 몸과 온 정신과 온 영혼은

설레임, 파릇함, 희망, 따뜻함 등으로 불리는 모든것에 열려있다.



아! 어제부터였구나

어제 감지한 봄의 기운이 맞았구나


오늘 연가에 들어간 선생님을 대신하여 들어온 방학중 수업

아이들과 바깥놀이를 나가지 않을수 없는 날씨

바깥놀이터에서 뛰어오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비추는 햇살

피부에 스치는 바람이


안녕~ 나 왔어. 라고 말한다.



버선발로 나가

봄을 맞이한다

먼저 맞이한다

기쁜마음으로

설레이는 마음으로


맞이할 영. 봄 춘.


이런단어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어떻게든 내가 만난 이 것에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


영춘.迎春 

있구나. 봄을 맞이함.


이 단어로도 만족스럽지가 않다.

어제오늘 나에게 감지된 이 모든것을 표현하기엔..


언어는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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