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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힐러 소을 Nov 19. 2018

곱고 찬란한 핑크빛 미네랄, 히말라야 핑크 소금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토요일 오후. 서점에 들렀다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내리는 비 때문인가. 왠지 따뜻한게 먹고 싶어졌다. 걸어가는 동안 이리저리 가게들을 둘러보며 속으로 점수를 매겼다. 


“저 집은 그때 먹어본게 별로 였고.. 음.. 저건 너무 차가워. 간식이 될 만한게 없을까나..”


바로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였다. 둥그렇고 넓적한 뚜껑을 여니 뿌연김 사이로 꼬불꼬불 또아리를 튼 순대가 보였다. 식기 전에 빨리 집에 가서 먹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나는 경보 선수처럼 종종거리며 집으로 걸어갔다. 추운 날씨에 식지는 않을까 싶어 꽁꽁 매어둔 비닐 포장을 서둘러 열었다. 먹기 좋게 썰어 놓은 순대와 내장이 보인다. 그리고 순대를 사면 항상 딸려 오는 양념소금도 있다. 하얀 소금에 고춧가루가 섞여 핑크색이 난다.  


“훗… 이젠 이거 없어도 되는데”


나는 작은 그릇을 꺼냈다. 그리고 양념소금보다 더 고운 빛깔을 자랑하는 내 비장의 무기 히말라야 핑크 소금을 거기에 담았다. 둘 다 핑크빛을 내는 소금이지만 이건 차원이 다르다. 크리스탈 처럼 투명한 핑크색이 마치 보석과도 같다. 이게 정말 소금이 맞나 싶어 손가락으로 살짝 찍어 먹어 본다. 어느새 내 입 안에는 반짝이는 핑크 소금을 찍은 두툼한 순대가 가득하다. 


“음~~ 역시.. 씁쓸하지 않고 뒷맛이 깔끔해. 소금이라고 다 같은 짠맛이 아니라니깐”


 “얘~ 소금이 색깔도 고운게 맛도 좀 다른 것 같다~ 어디 제품이야?”


“이거, 히말라야에서 온거야 엄마~~”


“응? 히말라야…? 거기서도 소금이 나니?” 


히말라야 핑크 소금은 히말라야 산맥의 5천 피트가 넘는 깊숙한 소금 광산에서 채굴된다. 이곳의 소금은 수백만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엄청난 압력을 견딘 순도 99퍼센트에 달하는 결정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소금은 핑크, 화이트, 레드의 빛깔을 띠고 있는데 이는 미네랄 성분 때문이라고 한다. 태초에 지구가 생성될 당시의 순수한 바다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고 하니 가공하는 과정에서 미네랄 성분이 제거된 시중의 소금과 비교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히말라야 핑크 소금은 무려 80여 가지의 천연 미네랄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미네랄은 우리 몸의 ph 레벨의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Ph 레벨의 밸런스는 면역력과 소화기능에 영향을 준다고 하니 그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히말라야 핑크 소금의 장점을 알고 난 뒤 나는 여기저기에 핑크 소금을 활용하게 되었다. 삶은 달걀을 찍어 먹고, 삼겹살을 먹을 때 기름장에도 넣는다. 생선구이나 국, 찌개 등 음식에 소금 간을 할 때도 쓰고 가끔 베이킹을 할 때도 핑크 소금이 들어간다. 어쩌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물에 녹여 입안을 헹굴 때도 있다. 식용 핑크 소금은 잔잔한 알갱이 크기가 있고 별사탕 정도 크기도 있는데 필요할 때 마다 직접 갈아서 쓸 수 있게 그라인더 병에 담긴 제품도 있다. 또한 족욕이나 목욕용 핑크 소금, 미용비누, 바디 스크럽 제품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지만 사실 내가 제일 감탄한 건 바로 핑크소금 램프였다. 소금 광산에서 캐낸 핑크 소금의 큰 덩어리, 아니면 소금 기둥의 일부를 잘라 놓은 듯한 형상이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이 될까. 그 곱고 영롱한 컬러는 또 어찌 설명 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아름다운 오렌지 빛깔은 난생 처음 보았다. 


“어… 저게 뭐지… 산호색인가… 핑크색인가.. 너무 예쁘다”


우연히 종로 거리를 걷다 쇼윈도우에 진열되어 있는 핑크소금 램프를 본 날이었다.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가게였는데 나는 그게 조명 소품일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어떻게 소금으로 램프를 만들 생각을 다했을까. 불이 켜진 핑크소금 램프는 정말 신비롭기 그지 없었다. 바라보고 있으면 빨려들 것만 같은 아름다운 컬러와 자연스러운 소금의 질감이 하나의 예술 작품 같았다.  


망설일 필요도 없었다. 나는 내 맘에 쏙 드는 크기와 모양의 핑크소금 램프를 골라 내 침대 옆에 두었다. 핑크소금 램프는 공기 정화력이 우수하다. 소금이 수증기와 공기 중의 오염물질을 흡수하는데 램프를 켜면 열에 의해 수증기가 증발한다고 한다. 이때 먼지와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은 소금에 그대로 남아 있는다고 하니 내 몸에 들어갈 뻔한 오염물질을 소금이 걸러주는 셈이다. 저녁때 램프를 켜놓으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진다. 그윽한 컬러에 반하고 램프가 주는 평온한 분위기에 또 한번 반한다. 어떤 무드등도 이만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진 못할거란 생각이 들 정도다. 명상 할 때 켜놓으면 차분하게 명상 상태로 들어가는데 도움이 된다. 침실에 핑크소금 램프를 한번 갖다 놓아 보자. 부부싸움 후에 더 쉽게 화해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미국에는 히말라야 핑크 소금을 활용한 ‘소금 테라피’라는게 있다. 소금의 소염항균 작용이 호흡기 질환 완화에 좋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히말라야 산맥의 소금 광산에서 나는 핑크소금을 대량으로 수입해 실제 땅속의 소금 동굴과 흡사한 환경을 만들어 힐링 장소로 사용한다고 한다. 사진으로 본 소금 테라피 장소는 바닥도 벽도 온통 핑크 소금이었다. 


음이온과 미네랄이 가득한 공기를 천천히 들이 마시며 황홀하게 빛나는 핑크소금 램프들을 지긋이 바라본다. 무중력 의자에 기대 누우니 내 몸이 둥둥 떠있는 것처럼 편안하다. 무중력 의자는 자연스럽게 다리를 올리고 앉을 수 있게 도와주어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소시켜주는데 이는 우주 공간의 무중력 상태를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은은한 선율의 음악이 흐른다. 영롱한 핑크빛에 둘러 싸여 있으니 꼭 동화 속 어딘가에 와있는 것만 같다. 아…. 이렇게 상상만해도 즐겁다. 소금 테라피 센터에서는 명상과 요가 수업도 진행되며 마사지를 받을 수도 있다. 또 장소를 대여해서 브라이덜 샤워나 생일 파티 등을 열 수도 있다고 하는데 정말 기억에 남을 일이 될 것 같다. 


이로써 내 버킷리스트에 아이템이 하나 더 늘었다. 언젠가 꼭 소금 테라피 센터를 직접 방문해서 핑크 소금의 힐링 효과를 몸소 느껴보고 싶다. 내 방에 있는 소금 램프 하나로도 이렇게 행복한데 소금 동굴에 누워 있는 느낌은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음… 혹시 모른다. 신혼여행지로 소금 동굴을 택할지도! 그날이 올 때까지는 사진으로나마 자주 접하며 힐링 에너지를 담뿍 느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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