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온라인 행사를 위한 예방 주사
코로나 그 이후, 새로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적응해야 할 것은 마스크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고객과 직접 대면할 수 없다는 것은 브랜드 담당자에게 닥친 또 하나의 시련이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도전했던 프로젝트, '비대면 온라인 클래스'를 운영해보고 느낀 점들을 간단히 적어보았다.
사전 세팅
화상 회의 시스템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참여자의 경우 세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온라인 강의의 보편화로 20대 참여자들은 대부분 화상 툴에 익숙한 편이었었지만, 참여자가 평소에 화상 회의를 해볼 일이 없다면 행사 당일 화면이 나오지 않거나 음성이 들리지 않는 문제로 참여자와 주최 측 모두 당황할 수 있다. 이에 되도록이면 행사 전 사전 모임을 갖는 것을 추천한다. (회의 참여 후 간단히 접속 상태와 세팅을 체크하는 정도로 진행) 이외에도 마이크를 꺼두지 않아 음성이 울린다든지, 외부의 소음이 들어온다든지 하는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화상 회의 시스템 설명과 참여자 안내서를 꼼꼼하게 짜서 배포할 것.
참여도 개선
온라인 행사의 경우 노 쇼(No-Show)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사전 등록을 했더라도 깜빡하고 입장할 시간을 놓치거나, 참여 중에도 금세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 주최 측에서 이러한 '이탈'을 방지할 장치를 고민해야 한다. 행사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사전에 어느 정도의 주기로 알람을 줄 것인지 (방송 디데이 알림 등),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을 끝까지 붙잡을 수 있도록 어떤 이벤트를 진행할 것인지, 이후에는 피드백을 어떻게 받을 것인지 등등.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인터랙션을 유지하기 위해 대체로 퀴즈 이벤트를 활용하는데, 콘텐츠의 전체 흐름을 깨뜨리지 않는 타이밍에 짧게 진행했을 때 효과가 꽤나 좋았다.
콘텐츠의 방향
MBC의 예능 프로그램 '백파더'는 참여자들이 MC 백종원의 요리를 화상으로 보면서 함께 따라 하는 포맷인데, 사전 준비 단계(재료 종류, 계량 등)부터 요리를 만드는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백종원과 양세형(진행자), 그리고 참여자들의 쌍방 의사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이렇듯 화상 회의 툴을 활용하는 행사는 '소통'에 의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참여형 콘텐츠를 보다 더 촘촘하게 구성해야 한다. 무언가를 보고 따라 하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므로 '실습형 콘텐츠'는 온라인 클래스에 가장 적합한 형태다.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IT 기기 활용법, 드로잉, 안무 등을 배우는 콘텐츠는 교육기관이나 에어비앤비 온라인 체험 등 여러 가지 플랫폼에서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
리허설과 시뮬레이션
모든 행사는 리허설이 기본이지만 실습형 강의의 경우 특히 시뮬레이션을 몇 번 꼭 돌려보아야 한다.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에 행사(방송)를 참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또 어떤 부분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지 체크가 필요하다. 따라서 리허설에서도 실제 행사처럼 '참여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여러 명 있어야 한다. 교육용 교재나 준비물, 화면에 띄우는 강의용 콘텐츠, 진행자 멘트 등 모든 요소를 다각도로 체크하고 피드백을 주면 좋다. 화상 회의를 통한 콘텐츠는 일반적인 라이브 방송과는 많이 달라서, 소통의 핑퐁을 시뮬레이션해보지 않으면 행사 당일 당황할 수 있다.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화상 회의로 고객을 만나는 행사가 얼마나 잘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화면에 얼굴을 보여주며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까, 혹여 낯설고 쑥스럽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행사 당일, 클래스에 참여한 고객분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었고 진행이 미숙한 우리를 이해하며 응원의 메시지도 많이 보내주었다. 우리의 걱정은 기우였다는 걸, 그리고 우리의 도전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고객을 통해 확신하게 된 것이다.
차가운 화면으로 만났지만 따뜻한 소통은 분명 존재했다. 사람을 대면하지 못하는 시간 동안 쌓였던 그리움을 행사를 진행하는 우리도, 참여하는 고객들도 느꼈기에 무언가 더 애틋한 마음이 생겼던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한동안은 이런 툴을 통해 고객을 만나게 되겠지만, 이 예방 주사를 토대로 많은 브랜드들이 우려 없이 고객을 더 가까이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