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숨지 않는다는 것과 우리의 사랑은 감출 필요가 없다는 것- 우리는 그 어떤 누구보다도 내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낸다는 것과 그 용기의 행적들이 우리와 닮은 이들에게 물려지길 바란다는 것- 평범하지 않은 우리도 평범함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과 그 권리를 사회에서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 우리는 이기적인 마음에 아이를 비정형 가정 속으로 데려오려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통해 희망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 우리는 어느 정상 가족과도 다를 것 없는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는 것- 우리는 하루 하루 살아남기위해 애쓰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을 갖게 된다는 것-
우리는 도망치지 않는다는 것.
…
애인이 이민을 결심하기 전 블로그에 남긴 글밥들을 아래에 옮겨 적습니다.
…
우리가 아이를 키우고 같이 집에서 눈 뜨고 감고 함께 마주보며 늙어가도 그건 결혼이 아닐거야.
우리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서약을 읊어도 그건 결혼식이 아닐거야.
우리가 하루가 다르게 서로를 그리워하고 손 잡고 거리를 걷고 예뻐 죽겠다는 눈빛으로 쳐다봐도 그건 사랑이 아니겠지.
사람들은 우리가 손을 잡으면 쳐다볼거야.
결혼식을 올리면 웅성일테고
아이를 낳으면 책임감 없이 이기적이라고 욕하겠지.
근데 있잖아.
난 사실 신경 안 써.
남 눈치보느라 내 인생을 못 살고 싶지 않아.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 때문에 날 망치고 싶지 않아.
불수리돼도 혼인신고를 할거고
인정 안 해줘도 와이프라고 할래.
내가 낳은 아이도 부정 당하면 그때는 이민을 생각해봐야지.
일단 돈을 많이 벌어보자.
나는 꾸준히 너는 자유롭게.
결혼식이 아니라면 동거식 올리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