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새벽, 버스정류장

부모의 마음

by 박세환

깜깜한 새벽, 버스에서 내렸다.

이 시간 오직 나만을 위해 불을 밝히고 있는 버스정류장

꼭 내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던 느낌이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던 버스정류장이 오늘은 반갑게 느껴졌다.

꼭 퇴근길 마중 나와 계시던 어머니처럼.

내가 가고 나면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밤새도록 불을 밝히고 있을 것이다.

주기만 하는 사랑 또한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 다른 느낌일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은 매우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오지 않는 짝사랑을 기다린다는 것은 무척 외로울 것이다.


성경을 보면 '돌아온 탕자' 얘기가 나온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아버지를 버리고 멀리 떠난 아들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매일매일 애타게 기다리는 아버지.


아버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아마 무척 외로우면서도 아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했을 것이다.

세월이 지나 다 망해서 거지가 되어 돌아온 아들을 멀리서 보고 달려가 안아주는 아버지.


부모가 된 지금, 나 역시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내일 아침 우리 아이들을 꼭 안아주면서 말해주고 싶다.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고.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무야, 너 가발 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