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 친구인가 앙숙인가

무관심의 경계

by 박세환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동화책에 자주 등장하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토끼와 거북이다.

이솝우화에서는 달리기 시합으로, 별주부전에는 토끼 간을 사이에 둔 토끼와 거북이의 두뇌 게임으로.


이런 상황을 파악한 것인지 집 근처 아쿠아리움에서는 그들을 한 곳에 모아놨다.

엄밀히 말하면 하루 종일 꿈쩍도 않는 거북이 근처에 토끼들을 풀어놓았다.

토끼들은 거북이 주위에서 놀고, 먹고, 싼다.


거북이 입장에서는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토끼가 짜증나는 존재일까.

아니면 심심하지 않게 놀아줘서 고마운 존재일까.

벽을 바라보며 따뜻한 전등 아래서 쉬고 있는 거북이는 토끼 자체에 무관심해 보인다.




학교 다닐 때 반 친구들에게 시비를 잘 거는 아이가 있었다.

새 학기 때 그가 내 옆에 앉더니 내 학용품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솔직히 신경이 쓰였지만 왠지 내 반응이 궁금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 같아 눈길도 안 줬다.

그러자 재미없었는지 그냥 가버렸다.


아마도 내가 뭐라고 했으면 그 반응이 재밌어 계속 집적 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싸울 수도 있고, 그걸 바라고 행동했을지도 모른다.

본인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만만한 상대와 뭔가 싸울 구실을 찾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무관심하게 대하는 것이 방법일 때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 무관심해야 되는지 판단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은 그 사람은 그것 자체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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