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반, 잔소리 반

겸손한 자세란

by 박세환

와이프 J의 생일이 다가왔다.

그런데 다른 때와 다르게 자꾸 미역국을 강조한다.

끓여줄 거지? 언제 끓일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요리는 라면과 비빔면뿐.

진짜 끓여야 되나 고민되는 시간들이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으나 왠지 장난이 아닌 것 같은 분위기

드디어 생일 전날, 인터넷에서 조리법을 찾아가며 끓이기 시작했다.


막상 시작되니 와이프는 옆에 와서 자꾸 쫑알댄다.

그건 이렇게 하는 거야, 그거 이렇게 하면 어떡해.

시켰으면 간섭을 하지 말던가 계속 잔소리다.

혹시 잔소리하려고 나보고 미역국 끓이라고 한 건가.


드디어 다 늦은 밤, 미역국이 완성되었다.

물론 마지막 간은 와이프가 맞춰 주었다.

미역국을 보며 행복해하는 와이프를 보며 앞으로도 좀 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역국을 끓이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계속 불어나던 미역이다.

마른미역을 물에 담가놨더니 이게 점점 부풀어 오른다.

무슨 삐쩍 마른 주인공이 거대한 헐크로 변신하듯이.

처음에 넣을 때는 이거 갖고 되겠어했던 게 사발을 꽉 차게 불어나 있었다.


이것을 보며 겸손이라는 것을 떠올려본다.

능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자랑하거나 내세우지 않는 것

그러다 필요할 때는 그 능력을 여과 없이 발휘하는 것.

우리도 미역과 같이 겸손한 자세의 삶을 살아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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