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가 예쁜 이유

스토리가 관계를 만든다

by 박세환

어느 때와 다른 없는 출근길.

베란다에 있는 화분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 전 첫째 HJ가 유치원에서 식목일날 가져온 상추 화분이다.

고기에 쌈 싸 먹을 때만 볼 줄 알았던 상추가 예쁘게 화분에 꽂혀 있었다.


우리 집은 아파트 1층이라 지나가는 사람들이 종종 보곤 할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처럼 저 작고 투박한 상추가 예쁘다고 생각될까?

아마 대부분은 저 한쌈 거리도 안 되는 상추를 바빠서 무관심하게 지나칠지도 모른다.


내가 상추에 애정을 갖고 보는 이유는 한 가지다.

바로 첫째 HJ가 태어나서 처음 심어본 상추라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남들은 모르는 우리 가족만의 스토리가 있기에 저 화분은 오늘도 사랑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저마다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

예전에 들은 얘기로 유럽의 명문 축구구단의 휴게실이 관람객들에게 공개되었다.

그 휴게실의 낡은 의자를 지나치면서 가이드는 말한다.

저 의자가 경기날이면 인기 있는 축구선수 A가 앉아서 쉬는 의자라고.

그러자 그냥 지나가던 관람객들이 서로 앉아보려고 줄을 섰다고 한다.


이렇게 스토리는 평범한 물건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물건으로 만들어 놓는다.

물건뿐만이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함께 만들어간 멋진 스토리를 통해 평범한 사이에서 아껴주고 걱정해주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내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모두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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