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만 흥얼거리는 이유

by 박세환

회사 생활 18년. 업무 중에 가끔씩 내 입에서 튀어나오는 노랫말이 있다.


'그대여 내 손을 잡아요.'


내가 중학생 때 인기 있었던 드라마 주제곡의 한 구절이다.

솔직히 그 드라마의 주인공들을 좋아하고 노래도 좋아했지만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그 당시에는 너튜브도 없었고, 인터넷도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시대.

그래서 TV에서 안 보면 못 봤던 시대이다.


왜 내 입에서 이 노랫말이 튀어나오는지는 모르겠다.

전체 가사도 모르고 대충 이 부분만 아는 것뿐인데.


하지만 집중해야 될 일 앞에서, 또는 짜증 나는 일 앞에서 이 노랫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러면 뭔가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다른 사람 신경 안 쓰고 집중하게 된다.


누군가는 그랬다.

"그것도 틱 현상 아냐. 어떻게 18년 동안 그 구절이 튀어나오냐."


또 다른 누군가는 말했다.

"나는 이제 네가 그걸 흥얼거리면 어떤 상태인지 알 거 같아."

그러면서 괜히 안쓰럽다는 듯 쳐다본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남들이 뭐라 말해도 별 상관없다고.

그리고 나는 그렇게 깊게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남한테 피해 주는 일도 아니고 내가 좋다는데 뭐가 문제인가.


그리고 최근에 알았다.

그 노랫말도 틀렸다는 것을.


그런데 더 재밌는 것은 틀렸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이제 와서 고쳐서 부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이건 이제 나만의 노랫말이니깐.

이렇게 생각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를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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