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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간직하면 뭐가 남을까
담에는 담대하게
by
박세환
May 21. 2023
잠결에 들리는 둘째 HL의 울음 섞인 외침
"목이 아파, 목이 아파."
침대로 가보니 딸이 인상을 쓰며 울고 있다.
아마 목에 담이 온 듯.
어디가 아픈지 만지려고 하니 자지러지게 운다.
"만지지마. 아파."
아픈 딸을 둘러업고 동네 한의원으로 갔다.
선생님도 만져보더니 담이라고 한다.
6살 아이가 담이라니.
약을 먹고 따뜻한 온열기에 기댄 채 푹 잠든 딸
기절한 듯 푹 자는 딸을 보며 빨리 낫기를 기도했다.
그렇게 주말을 침대에서 보낸 딸은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목을 움직일 수 없어."
이 말과 함께 하루종일 누워있으려는 딸
조금만 움직여도 아프다고 한다.
그러면서 옆에 있어달라고 내 손가락을 꼭 붙잡는다.
이때 와이프의 등장
"조금 아파도 일어날 수는 있어. 한번 일어나 보자."
나보다 담대한 와이프는 딸에게 다가가 설득하기 시작했다.
나 같으면 아프다고 우는 딸에게 그렇게 하지 못했을 거다.
맘이 약해서.
그리고 계속 설득하는 와이프를 보며 꼭 저렇게 까지 해야 되나 하는 생각
하지만 잠시 후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울면서도 조금씩 일어나는 딸
그리고 혼자서 화장실도 간다.
목을 한쪽으로 기운채.
만약 이렇게 안 하고 계속 누워있었으면
상태가 더 안 좋아졌을 거라는 와이프의 말.
몸을 살짝이라도 움직여줘야지 빨리 낫는다고 한다.
내 방식대로 계속 누워있었으면 더 아팠을 거라는 말에 마음이 뜨끔하다.
어떻게 보면 딸을 위한다고 하면서 나 편하자고 방치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담에는 담대하게 나아가야 된다는 와이프의 말을 떠올리며,
내 앞에 놓인 담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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