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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간직하면 뭐가 남을까
승차감도, 하차감도 아닌...
by
박세환
Jun 24. 2023
얼마 전부터 차에서 소리가 났다.
덜덜덜도 아닌, 크렁크렁~
경운기 돌아가는 커다란 쇳소리.
디젤이니 그런가 보다 했다.
7
년
정도
탔으니깐
.
그리고 창문을 닫고 있으면 안에서는 잘 안 들렸다.
하지만 그거는 내 생각일 뿐.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어떻게 차에서 저런 소리가 나는지 신기해하는 듯한 표정으로.
사람들은 차에 대한 생각들을 말한다.
좋은 차를 탈 때의 안정적인 승차감이나
비싼 차에서 내릴 때 남들의 시선을 느끼는 하차감을.
하지만 나는 느꼈다.
차 안에 타고 있을 때의 민폐감을.
꼭 남에게 시끄러운 소음으로 폐를 끼치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쳐다볼 때마다 괜히 미안해지는 마음.
이건 싸구려 차를 탄다고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도로에서 늦게 달린다고 눈총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저 소음으로 인해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
물론 카센터에도 가봤다.
엔진 오일부터 단순한 것은 다 점검 받았다.
조금 소리가 좋아졌지만 근본적인 경운기 소리는 여전했다.
카센터에 계시는 분이 말했다.
이런 건 하나씩 바꿔봐야 안다고.
A를 새 걸로 교체해 보고 안되면 B도 바꿔보자.
순간 나를 호구로 보는 느낌.
내 찌질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에 돈 한번 벌어보자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닐까.
부품 하나 바꾸는데 백단위 비용 얘기를 하길래 그냥 나왔다.
굴러가는 데는 문제없으니 그냥 타지 뭐.
하지만 여전히 큰 소리는 신경이 쓰였다.
길가에 서 있을 때면 민폐일까 봐 시동을 끄는 상황이 늘어났다.
그리고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이 차를 와이프도 탄다는 것이다.
지금은 잘 굴러가지만 혹시 달리다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기도 후 다른 카센터를 가봤다.
혹시나 고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런데 웬걸.
당연한듯이 속 시원하게 말씀하셨다.
플라이휠이 약간 휘었는데 교체하면 된다고.
가슴이 뻥 뚫리는 것을 느꼈다.
의사 선생님에게 병의 원인을 듣고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발언을 들은 것처럼.
차는 정말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
언제 소리가 났냐는 듯이.
남들은 승차감, 하차감을 말하지만 나는 감사하다.
이렇게 남의 시선 안 받고 평안히 탈 수 있어서.
쏘붕아, 앞으로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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