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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속으로

by 박세환

퇴근길 셔틀버스 안.

굵은 빗줄기가 버스 천장을 두들긴다.

둔탁한 음을 내면서.


창문 밖으로는 차들이 물길을 뚫고 달리고 있다.

바퀴 아래에서는 사방으로 물줄기를 뿌리면서.

완전 에버랜드 사파리다.


드디어 종착지에 도착하고 버스 문이 열렸다.

한 명씩 한 명씩 밖으로 나간다.

맨 처음 나간 사람이 으악~ 소리와 함께 얼굴을 찌푸린다.

강한 비바람으로 우산이 안 펴진 것이다.

그다음 사람도 마찬가지.


그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한 명씩 한 명씩 내린다.

비를 홀딱 맞을걸 알면서도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

뻔한다. 집에 가기 위해서다.


확실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버스 안에서 지체하지 않고 내리는 것이다.

꼭 자신의 꿈을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처럼.

힘들 줄 알면서도 결단하며 나가는 그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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