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을 좋아하는 둘째.
이제는 스스로 욕조에 물을 채워 목욕도 한다.
나름 편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든다.
가끔 장난을 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번 보고 나니 그냥 하게 놔둔다.
바닥에 물 좀 튀기고 장난감 인형이 잠수하는 정도.
아이들 장난이 거기서 거기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너무 조용하다.
뭔가 노는 소리가 들려야 되는데 아무 소리도 안 난다.
애가 제대로 목욕을 하고 있는 건가.
욕실 문을 살짝 열어보았다.
나를 보며 밝게 웃는 둘째.
옷 입은 채로 욕조 안에 있다.
"아빠, 해파리랑 헤엄치고 있어."
물 위의 뿌연 건더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휴지였다. 두루마리 휴지가 통째로 들어가 있다.
두꺼운 심만 물에 떠있고 나머지는 풀어진 채로.
순간 견적을 뽑아봤다.
저거 치우는데 얼마큼 걸릴까.
장 보러 간 와이프 오기 전에 치워야 모두가 사는데.
장난이 거기서 거기지 생각했던 내 오만함을 반성하는 하루다.
우리의 죄는 끝이 없다.
회개했으면서도 새로운 죄를 또 짓는다.
꼭 아이들 장난치는 것처럼.
그때마다 용서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다시 한번 체험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