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어따 빨대 꽂는 거야!?

약한 곳이 뚫린다

by 박세환

와이프 J가 회사 갈 때 아침마다 마시고 가라며 두유 한 패키지를 사 왔다.

두유를 좋아하는 나는 아침밥 대용이라는 말을 뒤로하고

입이 심심할 때마다 수시로 하나씩 빨대 꽂아먹었다.


내가 먹는 것은 다 먹고 싶어 하는 둘째 아이 HL의 눈에 두유가 발각되었다.

둘째도 달라고 떼를 쓰길래 두유 한 개를 아이에게 건네줬다.

내가 빨대 꽂는 구멍을 찾아줬더니 아이는 손쉽게 푹 꽂아서 마시기 시작했다.


손으로 잡으면 꽤나 묵직하고 튼튼한 두유팩이지만

저 빨대 구멍만큼은 어린아이도 꽂을 수 있을 정도로 약했다.

저 구멍을 통해 맛있는 두유가 밖으로 흘러나왔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빨대 꽂는다'는 말을 듣게 된다.

누군가에게 들러붙어서 그 사람이 가진 것을 쪽쪽 뺏어먹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꼭 모기가 피 빨아먹듯이.

그것이 돈이던, 업무실적이던 뺏긴 사람은 억울할 것이다.


그런데 두유팩을 보며 느낀 것은 빨대 꽂히는 곳은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또 절대적으로 약한 곳이다.

두유팩이야 원래 아이들을 포함해 남녀노소 다 꽂을 수 있도록 빨대 구멍이 설계되었지만

현실세계에서 생각해보면 약해 보이는 사람, 즉 만만한 사람에게 주로 빨대가 꽂힌다.


강한 사람 또는 윗사람에게는 빨대 꽂기는커녕 뺏길까 봐 두려워하면서

약한 사람 또는 아랫사람에게는 뭐 뜯어먹을 거 없나 주시하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어떻게 보면 개인뿐만이 아니라 회사와 나라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경쟁 회사와 주변 나라의 강압 속에 휘둘리는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 약한 곳을 단련하여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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