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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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뜬 박부장은 후회가 밀려온다. 후회의 크기는 쓰나미와 같다. 마지막 꿀막걸리는 먹지 말걸 하는 후회를 해봐도 이미 소화가 다된 이후이다. 아내가 꿀물을 가져다준다. 꿀물을 벌컥벌컥 마시면서 박부장이 말을 꺼낸다.
“어제 청첩장을 주는 바람에 말이야. 이게 안마실수가 없더라고. 후배가 결혼한다는데 조언도 해줄 겸 해서 한 잔 마셨어.”
“그래 잘했어. 많이 먹은 거 같던데?”
“음.. 응… 맞아 진짜 정신줄을 놓고 먹었다니까?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지 싶어.”
“다이어트한다고 참았다가 술 마시니까 고삐가 풀린 거지 뭐. 너무 참았나 봐”
“그러니까 말이야. 이거 다이어트 전략을 다시 세워야겠어. 내일 출근하면 안과장한테 물어봐야겠어.”
“그래그래 알았어요. 근데 오늘도 약속 있는 거 알지?”
“아 맞아. 오늘도 모임이 있지.”
“기왕 먹은 거 오늘도 그냥 편하게 먹어. 다이어트 내일부터 하면 되지.”
“아냐 아냐 그래도 적당히 먹어야지. 그동안 해온 게 있는데 아깝잖아.”
밀려드는 후회를 다잡는 박부장이다. 잔뜩 마신 막걸리와 기름기 많은 안주류를 소화시키기 위해 박부장은 공복으로 걷기를 하려고 한다. 몸이 천근만근이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어렵다. 단음식을 많이 먹고 나면 다음날 숙취현상이 일어난다고 안과장에게 들었었다. 어제는 달달한 술과 안주를 때려부었으니 몸이 몇 배는 더 무겁다. 산책을 나가려는 길에 체중계가 보인다. 박부장은 멈칫하는 순간 머리를 절레절레 휘젓는다.
“아 오늘은 올라가기 싫다. 패스”
체중계를 바라보며 혼잣말로 전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