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22.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들이 네게 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라. 그들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너를 지배하는 이성에 해를 가해서 이전보다 더 나쁘게 만든 것은 아니지 않느냐.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22 중에서
비가 오는 아침이다.
어제까지는 겨울이 아니라 잠시 초봄이 온 것 같은 날씨였다.
우리 집 초등학생 둘이 떡국 먹고 등교한 후에도 은서와 남편은 깨어나지 않았다.
덕분에 조용한 아침 시간을 조금 더 보낼 수 있었다.
나도 늦잠을 자서 평소보다 1시간 늦게 일어났다.
그래도 틈틈이 치우고 시간을 보내서 아침 1시간의 공백을 메꿀 수 있었다.
아침 일기를 쓰는데 앞부분에 부정적인 감정이 실렸다가 이내 방향을 전환했다.
모두가 내 마음 같지 않은 게 당연하고, 나만큼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걸 타인에게 기대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수도 있고, 그때 그러지 말걸 후회할 수도 있다.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걸 알지만 살아가는 내내 인간사에 대한 고민에 해탈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당면한 문제를 받아들이거나 맞서거나 지혜롭게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셋을 왔다 갔다 하며 괴로워하지만 내 마음의 문제라는 것을 안다.
그들이 잘못이라고 하더라도 내게 해를 끼친 게 아니라 끼쳤다고 느끼게 만든 내게 잘못이 있을 것이다.
나를 지배하는 이성에 해를 가한 것은 그들이 아니라 내 머릿속 번민일 테니까.
가족과 보낸 주말도 좋았고, 비 오는 월요일도 좋다.
새로이 시작된 한 주와 오늘 하루를 기분 좋은 것으로 채워보려 한다.
사랑, 감사함, 웃음, 성실함, 부드러움 … 이런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