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46.
운명이 정해 준 죽음의 날은 아무도 피할 수 없다는 여인네들 가운데서 회자되는 말을 믿고서, 사는 날 동안에 어떻게 하면 최선의 삶을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46 중에서
남편은 연말에 상복이 터졌다.
행안부 장관상, 소속 서 내 최우수 구급 대원, 하트세이버를 받았다.
1년 동안 구급 대원 이외로 전국구로 출장을 다니고, 여러 대회에 참여했었다.
거절을 못 해서 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좋아서 한 일이다.
주위에선 아내가 뭐라 안 하냐고, 또 출장 가냐고 ‘홍또출’이라는 별명도 생겼다고 한다.
뭐든 배우기 좋아하고, 도움 되길 좋아하고, 적극적인 남편 성격을 알기에 휴일 반납하고 출장 다닐 때도 별다른 말 하지 않았다.
당연히 상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었기에 연말에 받는 이런 상들이 더 값지다.
어제는 비번이었지만 주간 근무 대기를 서고, 저녁에 와서 씻고 바로 팀 회식에 나갔다.
잠결에 질문에 대답하다가 시간을 확인해 보니 12시가 넘었었다.
아마도 그때 들어온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 보니 아이들 방 바닥에서 자고 있다.
일도 열심히, 노는 것도 열심히인 남편이다.
나와 반대 성격이라 일도, 사람 만나는 것도 남편처럼 하지 못한다.
다만, 남편 없는 시간과 자리에서 내 역할과 일에 충실할 뿐이다.
외벌이라 생활은 빠듯하지만 경제적 여유보다 우리가 더 중요하다고 여긴 가치를 품고 살아가는 중이다.
저녁에 가족 그림을 그리던 윤우가 말했다.
“엄마 아빠는 잘생겨서 잘 못 그리겠어.”
“엄마랑 아빠가 잘생겼어?”
“응. 멋져.”
자식 눈에 잘생기고 멋진 부모면 됐다.
엄마, 아빠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좋은 교육이다.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어른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