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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진 Jun 11. 2024

롤러코스터 타듯 지나온 시간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3.

네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너의 본성과 부합해서 감당할 수 있거나 너의 본성과 부합하지 않아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이거나 둘 중의 하나다. 전자인 경우에는, 당연히 너는 불평하지 말고 그것을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 후자인 경우에도 불평하지 말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3 중에서



오랜만에 필사 문장을 마주한다.

마음이 오르락내리락했던 주간을 지나고, 다잡은 구간을 또 지나서 다시, 일상이다.

조금만 욕심내면 내 것일 것 같았는데 허상이었다.

부풀었던 마음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쭈글쭈글해졌다.

옆에서 아무리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한다'라고 말해도 그 말이 깊이 와닿지 않았다.

조금만 뻗으면 손 닿을 것 같은데 무리해서 뻗어 볼까, 이게 아닌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답답했다.


내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을 탐하지 말고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정신이 번뜩 들었다.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내 것을 해야겠다. 엉뚱한 곳에 에너지 쏟을 시간이 없다.'

우선순위로 두었던 일을 하나씩 해 나가는 동안 어느새 여름이 와 있다.

밖은 후덥지고, 햇빛은 뜨겁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지나왔던 시간이 벌써 멀게만 느껴진다.


부푼 마음이 꺼졌을 때의 기분을 잊지 말자고 되뇐다.

그 마음이 정체되어 있던 나를 앞으로 나아가라고 등 떠밀어준 바람이 되었으니.

예방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감당할 수 있다.

내게 일어나는 일은 어떤 식으로든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불평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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