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시기마다 다른 내 모습이 있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35.

by 안현진

"덜 익은 포도, 다 익은 포도, 건포도. 이 모든 것들은 변화이지만, 그것은 완전히 없어지는 무(無)로의 변화가 아니라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의 변화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35.



"내가 보기엔 누나는 선순환 구조를 탄 거 같아. 잘 될 미래가 보인다."

꿈꾸는 바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뿐인데 그것이 좋은 쪽으로 계속 굴러갈 때 선순환이라 한다.

"제발,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점쟁이는 아니지만 누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점치는 동생의 말에 힘이 났다.


3개월 만에 친구들을 다시 만났다.

그동안 각자에게 있었던 여러 일을 반도 채 풀어놓기도 전에 헤어졌다.

친구들을 배웅하며 멀어지는 뒷모습을 봤다.

곧 결혼할 친구가 둘이나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이상했다.

옆에 서 있던 윤우에게 돌아서며 말했다.

"엄마 친구들이야..."

집에 돌아와서 방금 전까지 친구들과 먹고 마시며 얘기 나눴던 식탁을 치웠다.

사회 초년생 때 만나서 그런지 친구들을 만난 날엔 그 시절의 나와 우리를 꼭 떠올리게 된다.


식탁을 치우며 과거에 머물러 있던 그때,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동생과 통화하면 최근 일들을 얘기하다 자연스레 꿈꾸는 미래로 넘어간다.

꿈같고, 멀게만 느껴지는 일이라 웃으면서도 기분 좋다.

각자 자리에서 파이팅 하자는 말로 전화를 끊는다.


각 시기마다 다른 내 모습이 있다.

어리숙하던 20대 초반의 나, 갑작스레 결혼하고 엄마가 된 20대 중반의 나, 아이를 키우며 작가의 꿈을 이룬 30대 초반의 나, 여전히 책과 글쓰기를 좋아하며 새로운 꿈을 꾸는 30대 중반의 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대부분이지만 결론적으론 잘된 일이 많다.

좋은 변화와 나쁜 변화 중 좋은 변화가 다수였다.

그 시기를 잘 지나온 현재의 나는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친구들과 나는 결혼과 일이라는 새로운 변화 앞에 서 있다.

나도, 친구들도, 동생도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 마주할 변화를 멋지게 체화할 거라 믿는다.

훗날 이 시기의 우리를 떠올릴 때, 지금처럼 웃으며 얘기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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