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1편 학이(學而) 2.
유자가 말했다. "그 사람됨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에게 공경스러우면서 윗사람 해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윗사람 해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질서를 어지럽히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는 것이니, 근본이 확립되면 따라야 할 올바른 도리가 생겨난다. 효도와 공경이라는 것은 바로 인을 실천하는 근본이니라!"
-《논어》, 공자_제1편 학이(學而) 2.
어떻게 우리 집에 작가가 둘이나 나왔을까.
엄마가 가끔 하는 말이다.
동생은 소설을 쓰고 그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업 작가지만 나는 아니다.
수입과는 거리가 멀고, 원고 거절도 숱하게 당한다. 매일 쓰고 있으니 작가라고 멋쩍게 그 이름에 올라타 본다.
엄마가 생략한 부분에는 아마도 '이런 가정환경에서 어떻게…'라는 말이 있을 것이다.
이런 가정환경이라 함은 아빠 얘기가 크다.
어릴 적 아빠는 무섭고 무뚝뚝하고 어려운 사람이었다.
주말에 집에 있는 게 이상할 만큼 친구와 술을 좋아해 모임이 많았다.
술을 안 마셨을 때와 술 마셨을 때의 아빠 모습은 너무나 달랐다.
엄했다고는 하나 6남매 중 다섯 째라 장난꾸러기 막내 같은 모습이 있었다.
호랑이 같은 면 뒤에 웃기고 호탕한 면이 있었는데 술을 마시면 그 면이 앞으로 튀어나온다.
술 좋아하고 보수적인 남편으로 인해 엄마는 마음고생이 많았다.
그럼에도 나는 아빠가 우리 아빠여서 좋았고 미워할 수 없었다.
나보다는 남동생이 사춘기 때와 전역 후 아빠와 많이 부딪혔었다.
엄마는 늘 우리에게 못해준 게 많다고, 해준 게 없는데 알아서 잘 커줬다고 하지만 우린 엄마 덕분이라고 말한다.
여느 엄마들처럼 어디 학원이 잘한다더라, 누구는 뭘 한다더라 하면서 배우고 다닌 학원도 있었지만 꽤 자유롭게 자란 편이었다.
현재 우리 모습에서 과거로 거슬러 가보면 모든 게 다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그때 그 글쓰기 방문 수업이, 씽크빅 선생님의 주말 공부방이, 엄마의 방문 도서 배달 서비스 신청이, 도서관과 가까운 동네로 이사 간 것이, 오락실, 만화책, 비디오에 자유로웠던 것이, 공부에 대한 압박이 크지 않았던 가정 분위기가 책을 좋아하고 글을 쓰는데 자연스레 영향을 미쳤다 생각한다.
남동생은 그 시절 아빠와 감정의 골이 깊어 삐뚤어진 길로 갈 수도 있었지만, 엄마를 보면 그럴 수가 없었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엄마 같은 엄마를 둔 자식이 어떻게 삐뚤어진 길을 갈 수가 있나 할 만큼 엄마는 좋은 사람이었다.
엄마를 보며 엄마가 자식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줄 알기에 더욱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하지만 여전히 엄마만큼 좋은 엄마가 될 자신은 없다.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보고 배운다.
나를 보고 자랄 아이가 셋이다.
만약 망설여지는 일이 있다면, 이렇게 질문을 던지면 좀 더 쉽게 답이 나온다.
내 자식에게 떳떳할 수 있는 행동인가?
부모로 살아간다는 건 누군가의 인생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며 산다는 말과 같다.
나는 어떤 부모일까.
이 물음 앞에서 언제나 당당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