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되돌아보는 기준

《논어》, 공자_제1편 학이(學而) 4.

by 안현진

증자는 말했다. "나는 날마다 다음 세 가지 점에 대해 나 자신을 반성한다. 남을 위하여 일을 꾀하면서 진심을 다하지 못한 점은 없는가? 벗과 사귀면서 신의를 지키지 못한 일은 없는가? 배운 것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것은 없는가?"


-《논어》, 공자_제1편 학이(學而) 4.


증자는 날마다 세 가지를 반성했다고 하는데, 나는 무엇으로 하루를 되돌아보는지 생각해 봤다.

1. 아이들에게 짜증 내거나 감정적으로 혼내지는 않았나?

2. 오늘 글을 썼나?

3. 책을 한 번이라도 펼쳐서 읽었나?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포함되면 마음이 불편한데 세 가지 모두 포함되는 날은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는다.

반대로 왜 이렇게 마음이 무겁지, 불편하지 할 때 살펴보면 저 항목 중 하나가 포함될 때가 많다.

다시 힘을 내기 위해선 읽고 써야 한다.

읽고 쓰면 힘이 난다.

아이들에게도 내 감정대로 대하지 않으려 한다.

아이들에게 상냥했던 날은 내가 좀 더 괜찮은 엄마가 된 것 같아 기분 좋다.


아이들과 저녁 글쓰기 수업을 하는데 은서가 계속 방해했다.

오빠에게 소리 지르고, 떼쓰고, 계속 흐름을 끊어 놓기에 혼을 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방에 가더니 그 길로 잔다.

수업을 끝내고 선우가 학교 노트북인 크롬북으로 글짓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윤우 인형을 두고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더니 이야기를 만든다.

<먼지 몽실이의 여행>이란 제목으로 지은 이야기가 재밌었다.

쓴 글도 올리고, 다 같이 새 닉네임을 고민하던 때에 은서 뒤척이는 소리가 났다.

침대에서 안고 토닥이는데 미안했다.

잠이 와서 그랬구나, 잘 다독여 볼걸, 은서 재우고 수업할걸….

밖에서 조용조용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깐 잠이 들었다.


아이들은 8시도 안 되어 자러 가겠다고 했다.

10시가 넘어도 안 자고 있지만 여유롭게 책 읽고, 언제든 잘 준비가 되어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나도 얼른 오늘 일과를 마무리하고 따뜻한 침대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하루를 돌아보는 기준이 뭘까 생각하니, 내게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가 무엇인지 더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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