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1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막연하여 얻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15.
서울, 인천, 대전, 대구, 충주, 공주, 광양, 이천, 김해, 양산… 남편은 홍길동이다.
전국구를 다닌다.
통화하다가 오늘은 매형 어디 출장 갔다, 어디 교육 갔다고 말하면 동생이 말한다.
“내가 아는 소방관이랑 다르네….”
구급 대원인 남편은 배우는 것과 가르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교육도 많이 들으러 다니고, 강의도 많이 하러 간다.
이번 가족 여행도 남편의 출장을 겸해서 계획하게 되었다.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은 모두 잠들고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의를 하면 할수록 쉬워지거나 편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준비해 간 만큼 듣는 사람 반응도 다르기에 매번 열심히 준비해 간다.
스스로 자신에 대해 거는 기대치가 더 높아진 것도 있으리라.
나는 수업, 강의, 교육 등 어떤 일정을 앞두고 있으면 그 앞에 아무것도 못한다.
신경 쓰이고 불편한 마음에 모든 일정이 끝난 뒤로 새 계획을 잡는데 남편은 아니다.
준비는 준비대로 하고, 이번처럼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다른 일을 병행할 마음이 충분히 된다.
내겐 부담스럽고 큰일이 남편에겐 무던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이 부럽다.
남편의 모토는 ‘배워서 남 주자’이다.
강의를 할 때도 ‘내가 아는 것을 남에게 알려준다, 도움을 준다’라고 생각하면 떨리지 않는다고 했다.
나만 아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려는 마음으로 전국을 출장 다니는 남편.
모두가 잠든 밤,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그 마음을 헤아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