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19.
애공이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따릅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여 그릇된 사람의 위에 놓으면 백성들이 따르고, 그릇된 사람을 등용하여 정직한 사람의 위에 놓으면 백성들은 따르지 않습니다.”
-《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19.
사극을 좋아하는 학생이어서 주말 저녁만 되면 부모님, 동생과 함께 사극을 봤다.
중학교 3학년 때, KBS1에서 <불멸의 이순신>을 방영했었다.
당시 무명 배우였던 김명민이 이순신 장군 역할이었다.
<명량>, <한산>, <노량>처럼 이순신 장군 영화가 나오기도 했지만, 내게는 김명민 배우가 연기했던 이순신 장군이 제일 인상 깊다.
사극을 볼 때마다 답답하고 화가 나는 건 정의로운 사람이 정의롭지 못한 이의 명령을 따라야 하고, 불복종할 시에는 벌을 받거나 죽음을 당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영웅의 서사가 그러하듯 이순신 장군도 온갖 고난과 역경을 딛고 나라를 구하는 인물이다.
평범한 사람이 수많은 군사와 장군, 백성들이 따르는 사람이 되기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장군이었기에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 말하고 따르지 않는 올곧은 소신.
이 때문에 아군에게는 억울하게 누명 쓰고, 모함받고, 시시때때로 자신을 끌어내리려 한다.
눈앞에는 목숨을 앗아가려는 적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다.
이런 상황이 두렵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일기를 쓰고, 군사들을 독려하고, 뛰어난 전략을 펼쳐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어냈으니 비범하다.
매주 드라마를 꼬박꼬박 챙겨 보면서 이순신 장군에게 힘을 받았다.
예를 들면 충치 치료로 며칠 치과에 다닐 때였는데 속으로 이렇게 되뇌었다.
'참을 수 있어. 이순신 장군님도 고문을 당하셨는데, 이건 치료잖아. 아파도 참을 수 있어. 금방 끝날 거야.'
장군님 덕분에 두려운 충치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었다는 나름의 에피소드가 있다.
영웅은 평범한 이의 마음속에 어떤 식으로든 힘이 되는 존재다.
믿고 따르는 사람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자신만의 가치관이 뚜렷하고 소신을 지키며 사는 사람일 때가 많다.
역사적 인물을 봐도 그렇고, 내가 신뢰하는 이들을 봐도 그렇다.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영웅까지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저 내가 쓴 책 제목처럼 '내 삶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소신대로 살겠습니다'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