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곁에 좋은 친구가 많은 사람

《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20.

by 안현진

계강자가 물었다. “백성들이 윗사람을 공경하고 진심으로 따르며 열심히 일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위엄 있는 태도로 대하면 백성들이 공경하게 되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면 진심으로 따르게 되며, 능력 있는 사람을 등용하여 부족한 사람을 가르치도록 하면 백성들은 열심히 일하게 된다.”


-《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20.



딩동. 딩동.

인터폰 화면에 뜬 얼굴을 보고 당황했다.

조금 전엔 아버님이 가마치 통닭 두 봉지를 주고 가셨는데 이번엔 딸기 바구니를 든 남편 친구가 서 있었다.

크리스마스와 다음 날인 오늘, 맨얼굴로 남편 친구를 두 번째 마주했다.

"엇, 여긴 어떻게...!"

"아, 얘기 못 들으셨어요?! 연락하고 간다고 했는데 얘기 안 하던가요?!(당황) 지금 수업 중이라고 주소만 알려주더라고요. 최대한 수북하게 담는다고 담은 거예요~ 이거 안 익은 거 아니고 흰 딸기인가, 맛있는 거래요."

엘리베이터가 다시 오는 그 잠깐 동안 현관 앞에 서서 멋쩍고 고맙고 웃겼다.


어제는 남편의 초등학교 친구가, 오늘은 중학교 친구가 과일을 들고 깜짝 방문했다.

남편 보러 왔을 텐데 정작 남편은 보지도 못하고 서둘러 가버렸다.

남편 주위엔 좋은 사람들이 많다.

특히 학창 시절 친구들은 다들 유쾌하고 편해서 만나면 많이 웃게 된다.

어제오늘 둘 다 맨얼굴의 내가 몹시 부끄러웠을 뿐, 모두 반갑고 웃음이 나오는 좋은 사람들이었다.

늦게야 전화가 온 남편과 아까 상황을 얘기하며 같이 또 웃었다.


24시간 당직 근무를 서고, 이틀 온전히 쉬는 날이 잘 없다.

오늘도 김해에 강의를 갔었다.

대개 비번인 날은 강의를 가거나 교육을 들으러 가거나 다른 사람 근무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집에서 다음 강의 준비를 한다.

남편은 일 만큼이나 사람에게도 진심이다.

그래서 곁에 좋은 사람이 많나 보다.

힘들 때 어떻게 마음 쓰고 도움 주려 하는지 알기에 남편을 보며 나도 이런 친구가 되어야겠다 생각한다.

나는 친구가 아니라 배우자로서 함께 살고 있으니 큰 복이다 여긴다.

내게 부족한 부분을 남편이 채워주고 있듯 나도 남편에게 무언가 채워주고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따르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