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21.
어떤 사람이 공자에게 말했다. "선생께서는 왜 정치를 하지 않으십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서경』에 이르기를 '효로다! 오직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하며 이를 정사(政事)에 반영시켜라'라고 하였다. 이 또한 정치를 하는 것인데 어찌 관직에 나가야만 정치를 한다고 하겠는가?"
-《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21.
오늘 문장을 보자마자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다.
먼저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가지런하게 한 뒤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는 뜻이다.
공자의 제자인 증자가 저술한 『대학』에 나오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우리나라 말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뜻이다.
이 두 글자 모두 작은 일을 소홀히 해서는 큰일을 이룰 수 없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작은 일을 잘해야 큰일도 이룰 수 있다.
나라의 큰일을 맡고 있는 대통령과 고위직 공무원들이 개인사와 가정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당당하게 해명하지도 못하고 덮기에 급급하다.
대통령과 같은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을 볼 때마다 궁금하다.
저 자리에 있는 사람은 어떤 책임과 무게를 짊어지고 있을까.
그걸 견디고서라도 저 자리에 가고 싶은 이유가 뭘까.
내가 살아온 인생을 끊임없이 시험받고, 세상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저 자리에 당당히 서 있을 수 있으려면 어떤 인생을 살아왔어야 할까.
아이들에게 바른 글씨 쓰기를 강조한다.
글씨에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담겨 있다고 여긴다.
저마다 글씨체가 다르고, 바르거나 보기 좋음의 기준도 다 다르지만, 대충 썼는지 아무렇게 흘려 적었는지는 알 수 있다.
"글씨 바르게 써. 글씨는 네 얼굴이야. 글자 하나에도 네 감정, 태도가 다 담겨 있는 거야. 글씨처럼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큰일도 할 수 있어."
가정을 화목하게 유지하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만큼 큰일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가화만사성.
나라의 정치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새기고 있어야 할 옛사람의 지혜가 담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