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2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 신의가 없으면 그 쓸모를 알 수가 없다. 만일 큰 수레에 소의 멍에를 맬 데가 없고 작은 수레에 말의 멍에를 걸 데가 없으면 어떻게 그것을 끌고 갈 수 있겠느냐?"
-《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22.
어떤 독자님의 글을 읽었다.
네이버 인물 등록과 관련해 수정할 것이 있어서 검색했다가 우연히 읽게 된 글이었다.
다른 작가들은 책을 내면 서평과 후기를 꼼꼼히 읽어본다고 하는데 나는 그러질 못하겠다.
철저한 제3자의 시각에서 어떻게 내 글을 읽었을지
긴장하며 읽어 내려갔다.
독후감보다는 서평에 가까운 글이었다.
꽤 긴 글을 다 읽어 내려간 뒤 잠시 멍하게 앉아 있었다.
어떤 독자님의 글을 통해 내가 품은 문장은 이랬다.
'그녀의 글은 탐욕스럽지 않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욕심은 글쓰기처럼 보인다.'
'매일 뭔가 계속 쓴다. 그렇게 쓰다 보면 또 다른 책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안현진 작가의 글이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
글과 블로그를 통해 비친 내 모습은 이렇구나.
그저 감사했다.
그리고 계속 뭔가 쓰고 있는 내게도 고마워지는 순간이었다.
출간 후 책과 나를 알리는 일과 글쓰기 공부방을 열고 나를 알리는 일은 달랐다.
작가와 글쓰기 선생님으로서 내 블로그가 알려지는 일도 다르게 느껴졌다.
대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나는 나이고,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없다.
내가 달라지지 않듯 블로그도 그대로다.
나에 대한 믿음과 의리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그 답은 이미 나와있었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고민 끝에 내린 답으로 살고 있는 내 모습을 블로그에 기록하고, 그 생각들을 엮은 책들이 바로 나였다.
하루를 생산적이지 못하고 방탕하게 보낸 것 같아 죄책감이 들면서도 그 하루 안에는 읽고 쓰는 시간이 어떻게든 들어가 있다.
어느 독자님의 글을 읽으며 소와 말의 멍에를 거는 곳이 내게는 읽고 쓰고 기록하는 습관에 있으며 이것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직 블로그를 통한 홍보밖에 하지 않았는데도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꽤 있다.
그래서 또 감사하다.
나를 믿고 보내주시는 만큼 아이 한 명 한 명 진심을 다해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