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23.
자장이 여쭈었다. "열 왕조 뒤의 변화를 알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은나라는 하나라의 예절과 법도를 따랐으니 거기에서 보태거나 뺀 것을 알 수 있고, 주나라는 은나라의 예절과 법도를 따랐으니 거기에서 보태거나 뺀 것을 알 수 있다. 그 누군가 주나라를 계승하는 자가 있다면 백 왕조 뒤의 일이라 할지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23.
퇴근하고 온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비행기 사고 현장에 지원 요청을 올 수 있냐는 전화였다.
“무슨 사고? 비행기가 왜요?”
남편에게 간략하게 듣고는 얼른 뉴스를 틀었다.
주말 오전, 태국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제주항공 비행기였다.
탑승자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다.
추락 영상, 사망자 명수, 수색 중인 상황, 검게 피어오르는 연기….
얼마나 무서울까… 가족들은 얼마나 애태우고 있을까….
나라에 큰일이 계속 일어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어수선하고 불안정하다.
빠르게 수습되고 안정을 찾으면 좋겠는데 비행기 추락 사고와 같은 슬픈 일이 일어나서 마음이 무겁다.
말 한마디도 조심하게 된다.
어젯밤, 선우가 식물인간에 대해 물으며 자신에게 가장 슬픈 일은 부모님이 죽는 거라고, 죽어서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어, 엄마도 아빠도….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아이에게 꽤 덤덤한 척 말했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덤덤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생은 유한하고, 역사는 다음 세대에 의해 반복된다.
언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지 모른다.
매일 아침 눈뜨고 비슷한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기적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 한 내일이다.'
진부하게 여겨질지도 모르는 말이지만 죽음 앞에 진부한 것이란 없다.
간절함만 있을 뿐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