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3편 팔일(八佾) 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오랑캐들에게도 임금은 있으니, 중원의 여러 나라에서 임금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법도가 무너진 것과는 다르다."
-《논어》, 공자_제3편 팔일(八佾) 5.
“왜 내 얘기는 안 들어줘! 우아아앙”
선우에 이어 윤우가 발표한 뒤, “이제 양식지 넣자.” 하는 내 말이 문제가 되었다.
양식지를 넣는다는 것은 발표 시간이 끝났고 이제부터 글쓰기를 할 거라는 의미였다.
수업 진행 순서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은서가 자기는 아직 발표 안 했는데 왜 정리하냐고 화가 난 것이다.
아니라고, 이제 은서 얘기 들으려고 했다고, 시작해 보자고 해도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선우, 윤우와 글쓰기 수업할 때 은서도 함께한다.
처음에는 왜 오빠들만 엄마 옆에 안느냐, 나는 왜 끼우는 거 안 주냐, 오빠랑 똑같은 공책도 하고 싶고, 양식지도 똑같이 쓰고 싶어 했다.
이제 그런 시기는 지났지만 수업에 있어서 동등한 대우를 원했다.
수업한다고 오빠들 옆에 얌전히 앉아서 제 종이와 노트를 펴고, 받아쓰기할 때도 숫자를 쓰며 무언가 쓴다.
오빠들 채점이 끝나면 은서도 자기 공책을 내밀고, 발표 순번을 정할 때는 자신도 끼고 싶어 한다.
조용하게 자기 차례를 기다리던 은서 모습이 떠올라 더 미안해졌다.
은서는 우리 집 보배이자 ‘보베’다.
‘보베’는 보스 베이비의 줄임말이다.
아기 모습을 했지만 모든 걸 꿰뚫고 있는 보스 베이비 같아서 남편과 내가 붙인 별명이다.
막내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남편은 똑같이 해주라며 웃는다.
가정을 나라로 보았을 때, 부모는 임금이요 자식은 백성이라 할 수 있다.
첫째, 둘째, 셋째는 나이가 다른 만큼 똑같이 대할 수는 없다.
매 순간 동등하게 할 수는 없어도 불만이 생기는 일은 최소화해야 한다.
그 길의 첫 번째는 잘 듣는 것이다.
그다음에 마음을 헤아려주고, 최선의 해결책을 함께 찾아 나간다.
정씨 성을 가진 백성이 셋인 나라의 임금이 쓰는 통치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