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이에게 주고 싶은 마음

《논어》, 공자_제4편 리인(里仁) 4.

by 안현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진실로 인에 뜻을 두면 악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논어》, 공자_제4편 리인(里仁) 4.



새벽 4시도 안 되어 선우가 일어났다.

곧이어 윤우도 일어났다.

일찍 일어나면 5시에 토트넘 경기를 볼 수도 있다 했는데 정말 일어났다.

방에 있었음에도 아이들 말소리에 은서가 찡얼거리며 일어나려 했다.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둘이서 웃고 얘기하는 동안 은서가 눈을 떴다.

은서가 일어난 것도 아이들이 내 말을 듣지 않는 것도 화가 났다.

무슨 TV냐고 다시 누워서 자라고 했다.

이른 시간 때문이었는지 아이들은 금방 잠이 들었다.

5시가 넘어가자 ‘경기가 시작했을 텐데….’ 하며 TV를 켰다.

채널을 돌려봤지만 재방송 경기만 나왔다.

생방송은 안 나오는 것 같았다.

채널을 찾고 아이들을 깨우려고 했는데 TV도 껐다.


다시 깜깜해진 거실.

쌔액쌔액 아이들 숨소리만 들린다.

팔다리가 길쭉길쭉해진 아이들 틈에 다시 누웠다.

요즘 반성 주기가 더 짧아졌다.

돌아서면 후회고 반성이고 다짐이다.

아차, 그렇게 말하지 말 걸. 행동하지 말 걸.

고운 말보다는 못되게 말하는 나 자신이 미워지기도 한다.

공자님이 말씀하신 인(仁)이란 뭘까.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선한 마음, 어진 마음,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들어갈 것이다.

내가 인을 따르고 있었다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었을까.

먼저 아이들에게 보여줬었어야 하는 마음을 잔소리처럼이 아니라 행동해 보였으면 좋았을 텐데….

얼마 못 가 또 반복될 후회, 반성, 다짐일지라도 좋은 것을 주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엄마들은 이 다짐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보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재방송 프로그램이라도 찾아서 틀어줘야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기억 속의 어른이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