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4편 리인(里仁) 1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아! 나의 도는 하나로 관통된다.”
증자는 “예” 하고 주저 없이 대답하였다. 공자께서 나가시자 문인들이 물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증자가 말하였다. “선생님의 도는 충(忠)과 서(恕) 일뿐입니다.”
-《논어》, 공자_제4편 리인(里仁) 15.
기분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았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일어나서 책 읽고, 글 쓰고, 아이들 밥을 챙겼다.
청소기를 돌린 뒤 외출 준비를 했다.
계속되던 한파가 누그러지고 모처럼 나가는 바깥 나들이었다.
충전 중인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수업 중인 학생 어머니께 부재중이 와 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번 주 가족 여행으로 수업 빠지는 것과 3월부터 아이 오빠도 수업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첫 수업 바로 다음 날, 오빠에 대한 역사 수업 문의를 하셨었다.
"아이가 수업을 재밌어해요." 하는 말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선생님으로서 뿌듯하고 힘나는 말이다.
그런데 형제로까지 수업이 이어지니 더욱 행복했다.
친구와 함께 올 거라고 했는데 어떤 친구들 일지 벌써부터 설렌다.
상담을 해 보면 아이에게 부족한 점, 수업에서 채워줬으면 하는 부분이 다 다르다.
그런 부분을 꼼꼼히 적어두고, 수업에 적용하려고 한다.
오늘 문장을 보다가 문득 이게 공자님이 말씀하시는 충(忠)과 서(恕)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충은 진심으로 자기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서는 자기의 마음을 미루어서 남이 바라는 바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부방을 열고 처음부터 많은 연락이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한 명, 한 명 최선을 다해 가르치다 보면 학생도 두 명, 세 명, 네 명… 늘어갈 것이다.
학생들에게 진심을 다하고, 공부방에 보내는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면, 이 작은 공부방도 누군가에게는 좋은 배움터가 되지 않겠는가.
좋은 일은 또 다른 좋은 일을 가져온다.
앞으로 기분 좋은 일이 더 많아질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