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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는 작은 말에서 시작된다

《논어》, 공자_제4편 리인(里仁) 18.

by 안현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를 섬길 때는 잘못하시는 점이 있더라도 조심스럽게 말씀드려야 하고, 그 말을 따르지 않을 뜻을 보이더라도, 더욱 공경하여 부모의 뜻을 어겨서는 안 되며, 아무리 힘들더라도 부모를 원망해서는 안 된다."


-《논어》, 공자_제4편 리인(里仁) 18.



갑작스러운 부탁을 받았다.

부탁과 통보가 섞여 있는 문자였다.

문자를 보고 한숨이 나왔다.

나도 내 일정이 있는데….

그럼에도 마음을 바꾸고 긍정의 대답을 한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나도 도움받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 푸념하면 "그게 뭐라고~" 꾸짖을 목소리도 들려왔다.

그래, 그게 뭐라고.

내가 불안한 것은 이와 비슷한 일이 반복될까 봐서다.

이것 봐,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벌써 걱정하고 있다.

내 시간에 대해 배려받는 느낌이 들었다면 더 좋은 마음이 될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그렇다고 기브 앤 테이크 식으로 명확하게 주고받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무엇이 기꺼이 내 시간과 마음을 내어 그 일을 할 수 있게 만들까?

작은 말 한마디, 미리 건네는 말 한마디가 서로의 마음을 다르게 만든다.

만약, 오늘과 같은 일이 다음에 또 반복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렵게 솔직한 마음을 상대에게 전하던가, 스스로 기꺼운 마음을 내어 행동할 것이다.

아마도 후자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것 또한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품을 수 있을 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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