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불안을 넘어서면 보이는 것들

《논어》, 공자_제4편 리인(里仁) 24.

by 안현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말에 대해서는 모자라는 듯이 하려 하고, 행동에 대해서는 민첩하려고 한다.”


-《논어》, 공자_제4편 리인(里仁) 24.



'이거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하면서 계속 불안해할 때가 있다.

시험 기간 중 공부라던가, 마감이 다가오는 과제라던가 무언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안 해서 오는 불안감이라면 그 일에 뛰어들면 된다.

밖에서는 커 보이던 일이 막상 그 안으로 들어가면 충분히 할 수 있겠다 싶다.

조금씩 하다 보면 불안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끝에 다다른다.

그 끝에는 '역시, 하길 잘했어!' 하는 성취감이 따라온다.


<유퀴즈>에 출연한 엄태구 배우가 예전에 출연을 한 번 거절했던 이유를 말했다.

출연하겠다 해놓고 너무 떨려서 연기에 집중이 안 되더라고 한 게 무척 공감되었다.

그런 사람이 연기할 때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게 신기했다.

그래서 팬이 되었고, 한동안 홈 화면을 해놓고 힘을 얻기도 했었다.


내 홈 화면은 종종 바뀐다.

좋아하는 배우, 가족사진, 지금은 내 사진이다.

그 사진을 찍었던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처음 해 보는 일이라 잠도 못 자고, 계속 준비하고, 고민했었다.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감정이 나를 집어삼킬 것 같았다.

노트에 힘을 주는 말도 적어보고, 이 순간의 떨림을 남기기 위해 사진도 찍어보고, 왔다 갔다 몸을 움직였다.

긴장감을 안은 채 48시간을 생각하고 준비하며 보냈다면, 그 일은 15분 만에 끝났다.

또 하나의 산을 넘은 스스로가 기특해 칭찬해 주고 싶었다.

그 사진만 보면 내가 느꼈던 긴장, 불안, 초조감이 성취감, 대견함, 자신감으로 바뀌던 때가 떠오른다.

누가 보면 세바시 강연이라도 준비하는 줄 알겠지만 내게는 작고도 큰 해냄이었다.


생각과 말에만 머문다면 성장은 일어나지 않는다.

행동으로 옮겼을 때에만 변화가 일어난다.

직접 부딪히며 느낀 점들이 내 안에 경험으로 쌓이고 또 다른 변화를 이끌어낸다.

긴장과 불안이 없었다면 성취감도 없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불안 속에서도 한 걸음 내디딜 용기를 내는 거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선순위가 바꾼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