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5편 공야장(公冶長) 11.
자공이 말하였다. “저는 남이 저에게 하기를 바라지 않는 일을, 저 또한 남에게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야, 그것은 네가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논어》, 공자_제5편 공야장(公冶長) 11.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고 해도 완전히 상대방이 될 수는 없다.
아이 마음을 헤아린다 해도 온전히 헤아리기 어렵다.
방과 후 축구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두 아들을 남편이 반갑게 맞는다.
꼬옥 안으며 보고 싶었다 말한다.
잠시 후, 세 사람 사이에서 냉랭한 기운이 흐른다.
수학 이야기가 나오면서 윤우가 구구단을 아직 다 못 외우는 걸 알게 되었다.
별안간 구구단 외우기가 시작되고, 남편이 선우는 11~19단을, 윤우는 2~9단을 외우라고 했다.
못 외우면 손바닥을 때리겠다, 뜸을 뜨겠다는 무서운 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이 나는 은서를 유치원에서 데리고 왔다.
아빠, 오빠와 거실에 있던 은서가 갑자기 운다.
오빠들이 혼날까 봐, 아빠가 오빠들을 진짜 때릴까 봐 대신 운 것이다.
눈물을 찔끔 보인 아이들에게 마음 아프다는 남편이나 한꺼번에 어떻게 단시간에 외우냐고, 그러지 말라고 말만 한 나나 아들을 위해 눈물 흘리지는 않았다.
은서만이 오빠와 같은 감정을 느꼈다.
카드로 만들어 외우기, 빠르게 외워 반복하기, 계속 테스트하기, 모르는 것 반복하기 등을 통해 한 단, 두 단 목표했던 단을 외워냈다.
세 남자 사이에 다시 웃음꽃이 피었다.
우리도 어릴 때 구구단을 외웠다.
나는 3학년 때 남아서 다 외우고 통과받은 후 돌아갔던 아이였다.
구구단은 외우는 것 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더더욱 외워라고 한다.
엄마, 아빠도 어릴 때 다 했으니 너희도 할 수 있다는 건 완벽한 역지사지는 아니다.
이것 또한 부모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일 수 있다.
나는 말로만 그러지 말자고 했지 진짜 아이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했을까?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꼈던 것은 그 자리에 은서밖에 없었는지 모른다.